펀드매니저 매수 주가 뻥튀기…세종하이테크 6명 구속

  • 입력 2000년 7월 4일 18시 53분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 부장검사)는 4일 코스닥 등록 벤처기업인 주세종하이테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이 회사 대표 최종식씨(57)와 한양증권 명동지점 부지점장 이강우씨(40), 대한투신 주식운용부 차장 임흥렬씨(37)를 비롯한 펀드매니저 6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을 구속했다.

92년 설립된 주세종하이테크는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등록했다.

검찰은 이들이 올 1월 주당 11만원 하던 이 회사의 주가를 3월말 33만원까지 끌어 올렸고, 이들이 주가조작을 끝내자마자 주가가 주당 15만원으로 폭락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11월 이 회사의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주가를 올리기 위해 이씨에게 “액면가 5000원인 주가를 20만∼30만원선까지 끌어올려 달라”고 청탁한 뒤 올 1∼2월 3차례에 걸쳐 15억원을 준 혐의다.

이씨는 이 회사의 주식 4만주를 매입하는 대가로 임씨에게 3억원을 주는 등 올 1월 한국투신 백한욱(37) 황보윤(40), 국민은행투자신탁 심우성(35), 국민은행 이종성(38), 템플턴자산운용주 이익순씨(35) 등 펀드매니저 6명에게 각각 주식을 1만∼4만주씩 매입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사례비로 1억∼3억원씩 총 9억원을 건넨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주가조작으로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다”며 “이들이 얻은 매매차익과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액에 대한 조사를 증권감독원에 의뢰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올 1∼5월 주흥창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로 12억원 가량을 챙긴 혐의로 이 회사 경리담당 이사 오세광씨(45)와 이 회사의 주가를 관리해주는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동양증권 서소문지점 과장 노신규씨(34)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98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주새한과 태평양물산주의 주식에 대해 480여차례에 걸쳐 소량의 고가 매수주문을 내는 등의 방식으로 주가를 올려 10억3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현대증권 도봉지점 차장 윤수현씨(38)를 구속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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