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보평가원장에 DJ前동서 내정…노조-시민단체 반발

  • 입력 2000년 6월 28일 19시 18분


7월 의료보험 통합에 따른 국민건강보험공단 출범과 함께 신설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현 의료보험연합회) 원장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전 동서(첫 부인 차용애씨의 제부)인 의사가 내정돼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차흥봉(車興奉)보건복지부장관은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추천한 2명 가운데 임상경험이 풍부한 서재희(徐載喜·72)씨를 심사평가원 원장으로 발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회보험노조는 성명을 내고 “서씨는 의협에서 추천한 의사여서 진료비청구를 객관적으로 심사하는데 문제가 있고 행정경험이 없는데다 고위층의 인척이어서 공정성과 전문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건강연대 강창구(姜昌求)정책실장은 “심사평가원의 생명은 공정성과 중립성인데 의사 출신이 의사들이 청구한 진료비를 심사평가하는 기관의 장이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씨를 추천한 의협측은 “적정 진료냐, 과잉 진료냐의 평가는 의사 출신이 가장 공정하게 할 수 있다”며 “일부에서 고령이고 현 대통령의 전동서라는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사심없이 소신있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친인척담당 관계자는 “서씨의 임용 여부는 업무수행능력을 감안해 소관 부서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임상병리를 전공한 서씨는 65년 육군중령으로 예편한 뒤 여수에서 병원을 운영했으며 현재 서울에서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서영아·정용관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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