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천 물고기 떼죽음…오폐수 방류 탓 추정

  • 입력 2000년 4월 23일 20시 00분


서울 중랑천 물고기 떼죽음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성동경찰서는 23일 “이번 사건은 갑자기 내린 비 때문에 정화되지 못한 오폐수가 하수처리장에서 방류돼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지점에서 2㎞정도 상류에 있는 중랑하수처리사업소가 사고 당일인 2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폐수 29만t을 흘려보낸 사실을 확인했다”며 “한꺼번에 많은 폐수가 중랑천에 유입되며 일시적인 산소부족 현상이 생겨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경찰은 또 중랑천의 유량이 급속히 불어나면서 수면과 바닥의 유압차로 바닥에 쌓였던 오염물질이 떠오르는 ‘벌킹현상’까지 생겨 산소부족현상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했다.이에 대해 중랑하수처리사업소측은 “현재의 설비로 처리할 수 있는 하수용량은 시간당 7만1250t인데 21일 오전에는 빗물이 섞이며 시간당 14만t이 유입됐다”며 “비가 오면 하수와 빗물이 함께 처리장으로 들어와 어쩔 수 없이 처리용량을 초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이에 따라 경찰은 불가피하게 폐수를 방류한 중랑하수처리사업소 직원들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으나 중랑천 부근의 공장과 축산농가에서 비가 오는 틈을 타 고의로 오폐수를 흘려보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한편 환경부와 서울시는 서울시 산하 보건환경연구원의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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