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서울대 졸업식 참석 "지식정보화 갖춰야"

  • 입력 2000년 2월 27일 19시 44분


‘서울대에 간 DJ.’

26일 오후 서울대 졸업식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이제 산업화시대의 20세기를 뒤로 하고 지식정보화 시대인 21세기를 맞고 있다”며 “세계적 무한경쟁에서 우리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졸업생들도 새로운 사명과 각오로 전통을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학벌 학력에 안주해서는 성공할 수 없는 세상”이라며 “여러분은 오늘 교문을 나서면서 서울대 출신임을 잊을 각오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서울대 졸업식에 참석한 것은 오랜만의 일. 70년대 유신 이전만 해도 서울대 졸업식에는 대통령이 대부분 참석했다. 그러나 74년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이 축사를 하던 중 졸업생들이 독재체제에 대한 항의 표시로 뒤돌아 앉은 것을 계기로 대통령의 발길이 끊겼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94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졸업식에 참석했으나 4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졸업식장에는 2000여명만이 참석했고 피켓 시위가 벌어졌다.

그리고 6년후. 졸업생과 학부모 등 4000여명이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식장을 빼곡히 메운 것을 보면 서울대에서 김대통령이 일단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축사 도중 예닐곱 차례의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식장 밖의 학생들은 대부분 무관심했으며 김대통령이 행사를 마치고 승용차에 탈 무렵 한 학생이 유인물을 돌리려다 무산되자 이를 구겨 승용차를 향해 던지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또 이날 김대통령을 경호하기 위해 배치된 경찰의 과잉경호를 지적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비난이 잇따랐다. 한 학생은 “즐거운 졸업식이 되어야 하는데 경찰이 100여m 도열해 있는데다 일일이 출입차량을 검색하는 바람에 뒤엉켜 졸업식 분위기가 엉망이 됐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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