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벗는 법관' 속출, 재판진행 차질 우려

  • 입력 1999년 8월 15일 19시 43분


9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법관들이 잇따라 사표를 제출, 재판진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최근 사의를 표명한 전국의 법관은 명예퇴직을 신청한 사법시험 18∼20회의 부장판사급 법관 5명을 포함해 모두 25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상반기 퇴직자 47명을 포함, 72명이 올해 사법부를 떠나게 될 예정이다.

사표를 제출한 법관수는 △96년 41명 △97년 65명 △98년 80명을 기록,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사의를 표시한 법관들은 대부분 ‘개인사정’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가중된 업무 부담과 대전법조 비리사건 등 일련의 법조관련 사건으로 사기가 저하된 것이 주 요인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처음으로 신규임용 법관수보다 퇴직법관수가 많았다.

법원 관계자는 “9월 대법원장과 대법관 인사에 이어 고법부장 등 발탁인사가 이루어지면 승진에서 탈락한 중견법관들을 중심으로 사표를 내는 사람이 속출할 수도 있다”며 “올해 법복을 벗는 법관은 100명 선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9월1일자 정기 인사는 평년과 달리 빈 자리를 채우는 수준의 소폭에 그치고 10월에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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