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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2일 0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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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군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건 희생자 23명의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서울 송파구 잠실동 강동교육청 지하 1층은 온통 울음바다였다.
제자들을 구하다 숨진 고 김영재교사가 근무하던 경기 화성군 마도초등학교도 온종일 울음에 휩싸였다.
…1일 오전 10시경 희생자 23명의 영정이 서울 강동교육청 지하 1층 합동분향소에 도착하자 유족들은 영정을 품에 안고 오열했다.
고가현 나현(6) 쌍둥이 자매의 어머니 장정심씨(33)는 국화 두 송이를 영정 앞에 놓은 뒤 “내 딸들아 내 딸들아, 얼마나 아팠니”라며 통곡했다.
권형수군(6)의 어머니 최숙자씨(35)는 영정 앞에 주저앉아 “내 자식을 살려내라”며 땅을 치고 통곡하다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강동교육청을 찾은 김일수(金日秀) 화성군수는 분향소로 내려가려다 “사고책임자는 조문 자격이 없다”며 가로막는 유족들에게 떼밀려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김영재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마도초등학교 5학년 교실 칠판에는 이날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고 학생들은 선생님을 잃은 슬픔 때문에 정상적인 수업을 못했다.
5학년 한혜연양은 “화재 당시 자고 있던 나를 누가 깨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분이 선생님이었던 것 같다”며 “우리들을 구하다가 선생님이 돌아가셨다”고 흐느꼈다.
…씨랜드 수련원 참사 이후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학교가 잇따라 여름캠프나 견학 계획을 취소하고 있다.
대구 북구 Y유치원은 7월 말 수련회를 가기 위해 장소를 물색하다 지난달 30일 교사회의를 열어 계획을 취소했다. 또 대전 문성초등학교는 6∼7일로 예정된 전교생 수련회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서정보·이명건기자·화성〓이완배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