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交戰/인터뷰]北과 총격전 참수리호 홍경식 중위

  • 입력 1999년 6월 18일 23시 21분


“저쪽에서 탄창을 갈아끼우는 모습이 보이는가 싶더니 기관총에서 바로 불꽃이 튀었어요. 총알이 우리 경비정 갑판으로 날아들면서 순식간에 치열한 교전이 시작됐습니다.”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의 남하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15일 북측과 총격전을 벌인 해군고속정 참수리 325호(152t) 부지휘관 홍경식(洪暻植·27)중위.

그는 18일 참수리호가 수리를 위해 정박중인 인천 군항부두에서 사흘전의 치열했던 교전상황을 설명하면서 여전히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참수리호는 불과 10∼20m 거리에서 교전했던 당시의 상황을 말해주듯 뱃머리 갑판 등 곳곳에 200여발의 탄흔과 지름 50㎝ 크기의 포탄구멍이 나 있었다.

“북한 경비정 PC381호가 NLL을 넘어 남하하는 것을 보고 참수리호가 전속력으로 달려가 충돌했습니다. 두 배가 서로 달라붙어 있다 떨어지는 순간 북한 경비정에서 사격을 가해 왔습니다.”

홍중위는 “적군이 우리 경비정의 갑판 꼭대기에 있던 지휘관 안지영(安志榮·28)대위에게 집중적으로 총격을 가했다”며 “안대위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우리도 자위권 차원에서 개인화기와 포탄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29명의 대원 중 갑판에 있던 11명이 일제히 기관총을 발사했고 나머지 대원들은 1문의 40㎜포와 2문의 20㎜포로 포격을 가했다는 것.

이날 교전으로 안대위 등 9명이 부상해 현재 서울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오른쪽 손가락에 파편을 맞은 홍중위는 “북한 경비정이 화염에 싸인 채 가라앉는 것을 보고 비로소 실전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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