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大盜 의혹]달러, 어디선가 훔쳤을텐데…

  • 입력 1999년 4월 18일 19시 52분


절도범 김강룡(金江龍·32)씨가 경찰에 검거되기 전 경기 안양시 일대의 유흥가와 호텔에서 달러를 사용한 사실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18일 안양시내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 따르면 김씨는 술값과 호텔숙박비 등을 달러로 계산하는가 하면 종업원들에게 팁으로 1백∼2백달러씩 주기도 했다는 것.

B유흥주점 관계자 K씨는 “3월 초순 김씨가 1백달러짜리 3장, 50달러짜리 2장, 10달러짜리 9장 등 미화 4백90달러와 1만엔짜리 엔화 8장으로 술값을 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업원으로부터 ‘김씨가 팁을 주려고 가방을 열 때 언뜻 달러 뭉치를 봤다’는 얘기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안양 N호텔 관계자 Y씨는 “2월말부터 3월 초순까지 가끔 묵으면서 하루 4만3천원인 방값을 세번 정도 달러로 계산했다”고 전했다.

또 안양 S호텔 나이트클럽 관계자 J씨는 “김씨는 그동안 8차례 정도 들렀으며 대부분 우리 돈으로 술값을 냈으나 3월 초순경 40만원 정도의 술값을 달러로 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웨이터에게 팁으로 1백달러를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는 17일 인천구치소를 찾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의 서울사택에서 달러를 훔친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한나라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는 “아파트 왼쪽으로 두번째 방 책상 밑에 007가방 3개가 있었는데 그 중 1개에 1백달러짜리 1백장 묶음 11개, 20달러짜리로 1만달러 뭉치 1개가 있어 들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7만달러는 남대문시장에서 우리 돈으로 바꿔 공범과 나눠 가졌고 나머지 5만달러는 술값과 팁 등으로 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3동 김씨의 집과 그의 승용차 등을 압수수색했을 때 달러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김씨가 사용한 달러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검찰이 밝혀내야 할 핵심 과제 중 하나다.

한편 유전북지사는 18일 전북도청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 1달러도 잃어버리지 않았다”고 거듭 해명했다.

유지사는 미국 뉴욕과 시카고에서 열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주최의 해외투자유치 설명회 등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오후 출국해 25일 귀국할 예정이다.

유지사는 회견에서 “거액의 달러 도난은 결코 사실이 아니며 해외출장은 지난해부터 약속된 일로 이번 일과 무관하다”며 “야당의 정치공세에 맞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양·전주〓박종희·김광오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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