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법조인 「송곳질문」에 이규성재경장관 「진땀」

  • 입력 1999년 3월 17일 19시 04분


『장관은 89년 재무부장관 시절 증시부양을 위해 투자신탁사들에 ‘주가가 안정될 때까지 무조건 주식을 매입하라’고 지시했었는데 그 정책판단은 결과적으로 오류가 아니었습니까?』

“재벌에 대한 강제빅딜을 추진하다가 응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여신중단 조치를 내리는 것을 보노라면 5공 시절 국제그룹 통폐합을 보는 것 같은데요.”

17일 오전10시 사법연수원 대강당.

예비법조인들에게 ‘경제 재도약을 위한 준비’라는 제목으로 특강에 나선 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은 예비법조인들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이장관은 투신사에 대한 주식매입 지시와 재벌 빅딜에 대해서는 외국 유명학자의 저서 내용을 인용해 “국가의 시장개입 행위가 불가피했다”고 답변했다.

특히 빅딜의 경우 “정부는 빅딜의 진행속도에 관심을 가진 것이지 그 이행 여부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이며 그 합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국가신인도 회복을 위해 국가가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열기가 확산되자 방청석에서 장관의 ‘고견’을 경청하던 연수생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어 장관에게 질문하려 했지만 시간부족을 이유로 허용되지 않았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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