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해씨 『무덤까지 「비밀」 갖고 가겠다』

  • 입력 1998년 3월 30일 19시 58분


병실의 권전부장은 변호인단을 통해 “윤홍준(尹泓俊)씨의 기자회견은 특정 대선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정치공작이 아니었으며 그 근거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서면으로 작성, 제출했으나 검찰과 시각차가 컸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전부장의 변론을 맡은 오제도(吳制道) 전창렬(全昌烈) 정영일(鄭永一)변호사 등은 권전부장을 잇달아 만난 뒤 “권전부장이 ‘윤씨의 기자회견 계획을 보고받고 이를 묵인한 것은 내 책임이지만 이는 직무수행의 일환일 뿐이었으며 정치공작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권전부장은 자해동기와 관련, “검찰측이 기자회견 추진동기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추궁했지만 대화가 안통했고 정보기관의 수장으로서 말을 해서도, 할 수도 없어 고민했다”며 “나만 살기 위해 변명을 하면 국익에 손상을 끼치며 일파만파(一波萬波)의 결과를 야기하고 말을 안하면 진상을 은폐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억울함과 답답함을 느껴 자살을 기도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전부장은 또 “정보기관의 수장으로서 알게된 비밀은 무덤까지 갖고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

변호인단은 또 “권전부장은 이번 자해사건으로 정치권이 소란하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일이 정치쟁점화 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여야 정치권은 당리 당략을 떠나 이번 사건을 국익차원에서 소리 안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변호사는 권전부장이 자신을 ‘패장(敗將)’이라고 지칭한 점에 대해 “안기부의 대북 첩보전략 등 기밀사항이 모두 드러나 국가안보에 해가 됐고 결국 대북관계에서 패장이 됐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설명하면서 “검찰 조사과정에서 인격모독이나 부당한 대우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달·나성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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