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률 마이너스시대가 시작됐다. 경제난 속에 노동자가 사용자와 손을 잡고 허리띠를 함께 졸라매는 신호인가.
경제위기속의 공감때문인지 1월중에 임금교섭을 마친 1백인 이상 45개 사업장의 평균 협약인상률(단체협약에 나타난 임금인상률)이 마이너스0.1%로 집계됐다고 노동부가 9일 밝혔다.
노동부가 집계를 시작한 82년 이후 협약인상률은 4%를 밑돈 적이 한번도 없어 마이너스 인상률은 충격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는 명목임금이 줄고 물가는 올라 실질임금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어 봉급소득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92년 총액임금제 도입 이후 협약 인상률은 급격히 낮아졌지만 실질 인상률은 96년까지 해마다 10%를 넘었다.지난달 산업별 인상률은 영업이 밑바닥을 기고 있는 금융 보험업이 마이너스6.7%로 가장 낮았고 보건 사회복지사업은 마이너스4.3%,제조업은 마이너스0.1%였다. 운수 창고 통신업만은 16.2%로 높았는데 그 주요인은 전북 전주지역 9개 택시업체 인상률이 21%였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45개 업체중 임금이 오른 업체는 10개, 동결된 업체는 30개, 줄어든 업체는 5개였다.
노동연구원 선한승(宣翰承)박사는 “근로자의 70%가 고용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어 임금을 둘러싼 노사분규는 거의 사라지고 임금도 낮아질 것”이라며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일부 수출주력업체도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중시하고 있어 상승폭이 매우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