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포장 수출업체인 ㈜신도가공(경기 의정부시 장암동) 신현필(申鉉必·47)사장은 최근 지역 생활정보지에 ‘운전사 급구, 월 1백만원’이라는 광고를 낸 뒤 깜짝 놀랐다.
광고가 나간 당일에만 50여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한 두통쯤 전화가 걸려올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신사장은 트럭을 운전할 수 있는 1종 보통면허이상 소지자로 야근을 포함, 하루 12시간 근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원자 대부분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의 화이트칼라 실직자였으며 그중 16명이 직접 공장을 찾아와 면접을 치렀다.
중소기업 과장으로 근무하다 회사 부도로 실직했다는 40대 초반의 A씨. 1종 면허는 있었지만 자가용 운전사를 구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그는 화물차를 몰면서 무거운 짐까지 날라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발길을 돌렸다.
기업체 간부로 있다가 석달전 명예퇴직했다는 B씨. “무슨 일이든 시키는대로 열심히 하겠다”며 의욕을 보였지만 평생 책상 머리에만 앉아 있었다는 그가 힘든 일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역시 몇차례 짐을 날라 본 그는 고개를 떨구고 돌아갔다.
〈이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