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대선/편파보도시비]국민신당-조선·중앙일보 충돌

  • 입력 1997년 12월 17일 20시 49분


투표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국민신당 관계자들은 조선일보가 17일자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한 「이회창―김대중 선두각축」기사 때문에 몹시 비장했다. 국민신당 당원들은 16일 밤 조선일보사 사옥으로 몰려가 문제의 기사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면서 신문발송 차량의 출입을 가로막고 조선일보 신문을 불태우기도 했다. 이어 국민신당은 17일 하루 동안 7,8건의 관련 논평과 성명 등을 쏟아내면서 일부 언론의 선거개입 행위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또 선관위에 이날짜 신문의 배포중지가처분신청을 낸데 이어 사법적 대응도 검토하는 등 중앙일보에 이어 조선일보와도 전면전을 벌일 태세다. 이틀전 중앙일보가 15일자 1면 머리로 「대선 양자구도 압축」기사를 보도하는 바람에 상승세를 보이던 지지율이 다소 주춤하는 듯한 기류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신당은 『조선일보측이 문제의 기사를 게재하기 전에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확인해본 결과 선관위는 유권해석을 해준 일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따라서 조선일보의 보도는 후보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사여서 명백하게 선거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이인제(李仁濟)후보는 이날 『일부 언론과 일부 후보가 「이인제를 찍으면 김대중이 된다」며 케케묵은 지역주의를 무기로 용서받지 못할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조해진(曺海珍)부대변인은 『일부 언론이 이번 대선에서도 여전히 편파왜곡보도를 통해 「이회창(李會昌)후보 대통령만들기」에 나선 것은 선거민주주의 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국민신당 당원들이 신문발송을 가로막고 신문을 불태우는 등 과격한 대응을 한 데 대해서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맹형규(孟亨奎)선대위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독재시대에도 볼 수 없었던 테러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국민신당이 문제삼은 기사는 객관적인 상황을 취재보도한 것이며 보도에 앞서 선관위로부터 적법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특정정파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에 맞지 않는다고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명백한 언론자유침해』라고 주장했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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