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외사부(柳聖秀·유성수 부장검사)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돈을 빌려 카지노 도박을 한 뒤 국내에 들어와 도박빚을 갚은 혐의(외국환관리법위반)로 구속된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의 차남 源根(원근·35·상아제약 회장)씨에 대해 상습도박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관계자는 『내국인이 간통죄가 없는 외국에서 외국여자와 간통한 경우에도 간통죄가 성립하는 것처럼 내국인이 외국에서 불법행위를 한 경우 속인(屬人)주의 원칙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근씨의 변호인은 『미국에서의 카지노 도박은 합법적으로 인정된 것이기 때문에 범죄로 처벌할만한 사회적 타당성이 없다』며 『잘못하면 국가간에 마찰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원근씨는 작년 9월 라스베이거스 미라지호텔 카지노에서 한국인 담당 마케팅 책임자에게서 30만달러(2억7천여만원)를 빌려 도박을 한 뒤 10만달러는 현지에서 갚고 나머지 20만달러는 국내에 온 수금책임자에게 한화로 갚아 「환치기」수법으로 외화를 불법유출시킨 혐의다.
〈이수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