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공판 심경]『짜맞추기식 여론재판』언론에도 불만

  • 입력 1997년 7월 21일 19시 25분


金賢哲(김현철)씨는 21일 공판에서 변호인신문과정을 통해 최근 자신의 상황에 대한 불만과 억울함을 털어놓았다. 현철씨는 『잘못이 있다면 처벌을 달게 받을 각오』라며 말을 시작했으나 곧이어 검찰과 언론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먼저 자신이 표적수사의 희생양이라며 검찰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국회청문회 이후 각종 유언비어를 근거로 자신에 대한 여론재판식 매도가 계속돼 최후의 수단으로 법이 가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검찰조사에 응했으나 표적수사만 당했다는 것. 그는 이같은 이유로 검찰수사 자체를 「마녀사냥식 수사」 「표적수사」 「짜맞추기식 수사」 「억지기소」라는 극단적인 단어를 동원해가며 비난했다. 그는 또 자신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던 지난 5월15일부터 2, 3일간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하는 등 검찰 심문과정에서 가혹수사를 당했다며 일부 수사기록 내용에 대해서도 부인하는 등 강하게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차명통장 사용이유를 묻는 질문에 「엄청난 세금을 물 수도 있기 때문」 「잘못하면 많은 세금이 부과될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등으로 답한 것으로 기재된 수사기록은 자신이 말한 의미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사검사의 보충신문에서는 1차공판 때와는 달리 『검사님이 그렇게 말씀했지 제가 언제 그랬습니까』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라고 하는 등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어 현철씨는 언론보도를 여론재판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잘잘못이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재판에 앞서 수사기록이 불법적으로 누출돼 언론에 보도되고 자의적으로 해석되는 등 지속적인 여론재판이 이뤄지는 현실이 견디기 힘들었다는 것. 현철씨는 마지막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서가 아니라 평범한 국민으로서 근거없는 여론의 억측을 떠나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졌으면 하는 것이 현재의 바람』이라며 『지금 걱정하고 있는 것은 죄로 인한 처벌이 아니라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진실이 감춰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수형·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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