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어때요]서울 덕수초등학교

  • 입력 1997년 5월 16일 08시 20분


『하나 둘 셋, 이크』 귀에 익지 않은 「이크」라는 기합소리와 함께 보랏빛 도복을 입고 택견동작을 취하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은 앙증맞으면서도 당당하다. 서울 도심인 중구 정동 덕수초등학교에서는 지난 3월부터 초등학교로는 처음으로 특별활동시간에 우리 고유의 무술인 택견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은 매주 화, 목요일 오후 4시부터 1시간동안 체육관에서 흥겨운 어깨춤과도 비슷하고 제기차기 동작과도 닮은 택견동작을 배우고 있다. 덕수초등학교는 전체 학급수가 14학급인 작은 학교지만 택견뿐 아니라 플루트 과학실험 글짓기 미술 영어 컴퓨터 등 7개의 반을 운영하는 방과후 특별활동만큼은 어느 학교보다 잘 이루어지고 있다. 이 학교의 학부모들은 대부분 도심에서 근무하는 맞벌이 부부들. 수업을 끝낸 뒤 오락실에 가거나 홀로 빈 집을 지켜야 했던 어린이들을 다양하게 지도하는 특별활동은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학교 金殷植(김은식·58)교장은 『택견은 옛날 광화문 안쪽 한양 젊은이들이 운동 삼아 시작한 무술로 우리 학교의 위치로 볼 때 옛조상들이 운동했던 그 자리에서 택견을 가르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 택견을 지도하고 있는 택견계승회 都基鉉(도기현·35)회장은 『택견 동작은 춤을 추듯 부드러워 성장기 어린이의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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