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基洪 기자」 노동계가 3일부터 파업을 재개, 새해 벽두부터 다시 노사정(勞使政)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는 내부적으로 2단계 총파업 시작과 함께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민주노총의 경우 6일 대형사업장, 7일 지하철 등 공공부문 노조가 다시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겉으로는 일단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게 노동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6, 7일의 대규모 파업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나가 어떻게 끝을 내야할지 뚜렷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새 노동법은 지난해 12월 31일 이미 공포됐고 노동법 재개정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현실적인 투쟁목표를 설정하기가 어렵다는게 민주노총 지도부의 고민이다. 지도부의 총파업 노선을 일선 노조가 언제까지 뒷받침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
실제로 최근 일선 노조 간부들 사이에선 『장기 파업은 어렵다. 지도부가 다른 전략을 구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동계의 입장에선 파업 이외의 다른 대안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결국 강성 노조 위주로 총파업을 끌고가다가 정부와 정면 충돌해 현재의 지도부가 구속되는 것 이외에는 달리 이번 투쟁을 정리할 방법이 없다』는 이른바 「옥쇄론(玉碎論)」이 대세를 이뤄가고 있다.
한편 오는 11일까지를 냉각기간으로 설정, 투쟁 국면에서 한발 물러선 한국노총은 내부적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연말 1단계 총파업 국면에서의 우왕좌왕했던 모습과 4일로 예정됐던 금융노련 도시철도의 파업을 유보시킨 지도부 결정과 관련해 본부 국장급 간부진과 일선 노조의 강력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산별연맹에선 노총 탈퇴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는 것.
이와관련, 노동전문가들은 양대 노동기구 지도부가 현재의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대투쟁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權永吉(권영길)민주노총위원장은 2일 노총에 연대투쟁을 제의하고 나섰다.
그러나 「결말이 뻔한 싸움에 끼어들어 민주노총이 혼자 뒤집어 쓸 불똥을 함께 맞을 필요가 있느냐」는 노총지도부의 판단 등으로 미루어 연대파업 성사 여부는 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