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동포 사기피해]심양「조선문보」4쪽걸쳐 피해사연 소개

  • 입력 1996년 12월 7일 20시 11분


강원 동해시 이로동에 사는 丁鍈玉(정영옥·35)씨는 최근 우연하게 중국 심양시에서 발간되는 조선문보(朝鮮文報)라는 조선족 신문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중국 길림성 도문시에 출장을 다녀온 남편의 짐속에 들어있던 지난달 30일자 이 신문에는 8개면중 4개면에 걸쳐 조선족의 한국인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토로한 기사가 이어져 있었다. 사기결혼을 당해 「바보 신랑」에게 21세된 딸을 시집보낸 한 조선족 어머니의 울분이 담긴 기사는 정씨에게 눈물까지 펑펑 쏟게 했다. 모 여행사 안내원으로 있던 「명순」이라는 딸은 지난 95년 한국에서 관광온 28세의 한 「멋진」 한국청년으로부터 청혼을 받았다. 명순이는 곧 서울로 건너갔으나 열흘 뒤 걸려온 전화 한 통화 이외엔 1년동안 감감무소식이었다. 근심속에 나날을 보내던 어머니는 결혼식을 올린다는 편지를 받고 한국에 왔으나 사위는 엉뚱하게도 그 청년의 백치 동생이었다. 속아서 시집온 딸은 두번이나 자살을 꾀했으나 죽음마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어머니는 전했다. 심양시 영명소학교 5학년 경옥선양은 「피흐르는 고소장을 읽고서」라는 작문을 통해 부모에게 사기를 쳐 중국돈 1만元(원)과 수개월치 노임을 빼앗아간 한국의 박청이라는 사기꾼을 고발했다. 『순박한 농민인 우리 아버지 가슴에 깊은 상처를 준 박청씨, 그도 가정과 자식이 있을텐데 만일 다소나마 인간성이 있다면 가슴에 두손을 올려놓고 잘 생각해 볼 것을 권합니다』라고 절규했다. 이밖에 「치욕과 폭행은 참을 수 없다」는 기사는 중국 신빈현 주민 30여명이 한국배 선원으로 일하다 돌아왔는데 한국선원들로부터 심한 욕설을 듣고 매를 맞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정씨는 『동족으로서의 뉘우침과 따뜻함이 그들에게 전해져 상처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해〓慶仁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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