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29 뉴시스
29일 삼성과 SK가 광주에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지역별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구·경북에서는 지역 내 반도체 관련 기업이 대거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반면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를 시작으로 한 연쇄 투자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국가전략산업은 정치 논리가 아닌 산업 경쟁력과 시장 원칙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구·경북은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반도체 팹 입지는 오직 시장과 경쟁력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역 간 갈등과 불신을 키우는 ‘국가균열발전’”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광주·전남에 반도체 패키징(후공정)에 이어 전공정 팹까지 조성될 경우 대구·경북에 있는 반도체 협력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삼성전자 휴대전화 생산기지가 베트남으로 이전했을 당시 협력업체들도 함께 지역을 떠났다”며 “대기업 이전은 공장 하나를 잃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와 산업 생태계 전반을 무너뜨리는 연쇄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을 차별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방식의 산업 정책은 결국 국가 경쟁력만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광주·전남은 ‘삼전닉스’를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연구개발(R&D) 시설, 물류기업 등이 잇따라 들어서는 연쇄 투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광주 북구에서 2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김영광 씨(58)는 “광주·전남에도 삼성이나 SK 같은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라며 “공장이 들어오면 일자리도 늘고 젊은 사람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 첨단3지구 주변 아파트의 경우 분양권 매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토지 무상 제공을 포함해 기업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정부가 (전남·광주 통합에 따른) 지원을 약속한 20조 원의 재원 중 상당 부분을 반도체 투자 계획에 집중해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해 “미래 비전이 아니라 관치경제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의 호남권 투자가) 직권남용이나 강요 지시가 아니라 행정지도라고 말했다”며 “논란의 본질을 흐리는 말장난임과 동시에, 공장의 입지가 정부 간섭과 개입으로 결정된 것을 자인한 관치 개입 자백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가 성장을 가로막으려는 악질적인 발목 잡기”라고 반박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전부터 철 지난 지역주의를 들먹이며 딴지를 걸고 나섰다”며 “악질적인 흑색선전에 민주당은 관용 없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제라도 근거 없는 선동을 멈추고, 국가 대계 사업에 대해 정파를 초월한 협력에 나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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