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프랑스 정상회담] 정상회담서 원자력 분야 협력 합의
양국, UAE-체코서 치열한 수주전
건설 제외한 기술 등 협력 전망
마크롱, G7 정상회의 초청… 李 “감사”
양국 정상 부부, 국빈 오찬 건배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오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김혜경 여사(왼쪽)와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오른쪽)는 이날 함께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사유의 방’ 등을 관람하기도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11년 만에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3일 정상회담을 갖고 원자력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치열한 수주전을 벌인 양국이 경쟁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프랑스 국영기업 오라노 간 양해각서(MOU) 체결을 언급하며 “우리 원전에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 공동 진출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靑 “원자력 연료 공급망 협력 강화”
전통적인 원전 강국인 프랑스는 그동안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체코 두코바니 원전 등 수주전에서 한국과 치열하게 격돌해 왔다. 현재도 한국과 프랑스는 폴란드, 베트남 등 원전 수주전에 뛰어들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원전 수주 경쟁은 스파이전과 소송전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한국이 2009년 프랑스를 제치고 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하면서 양국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프랑스전력공사(EDF)는 지난해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을 따내자 소송까지 제기하며 반발한 바 있다. 체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는 당시 한국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보를 빼돌리고, 현지 전문가를 포섭해 여론전을 펼치는 등 스파이전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양 정상이 배석한 가운데 한수원과 오라노는 ‘원전 연료 전 주기 포괄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국은 한미원자력협정으로 인해 원전의 연료인 우라늄 농축 공정을 수행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원전 연료를 프랑스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데 가져온 연료를 가공하는 기술을 프랑스 기업과 협력해 고도화시키겠다는 취지다. 청와대는 “원자력 연료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연료 조달 기반을 확보하고 글로벌 원자력 시장 협력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 양국이 공동으로 진출하는 건 아니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양국의 원전 기술 체계가 다른 데다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어 협력을 하더라도 건설 등 핵심 기술보단 연구개발(R&D)이나 해체 기술 등 부차적인 기술 위주의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장 구체적인 협력이 있다기보단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면서 “좋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회담을 계기로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한 협정 개정안 3건과 MOU 및 협력의향서 11건이 체결됐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동 정세 불안 등 상황에서 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지질조사 협력,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프로젝트 발굴, 지속 가능한 채광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 李 “중동전쟁 국제 질서 흔들어”, 마크롱 “폭력 진정돼야”
양 정상은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경제 및 에너지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확대회담에서 “중동 전쟁의 여파가 국제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며 “세계 경제와 에너지 분야 파장도 날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동언론발표에선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해상 수송로 확보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를 거절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항행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다자주의에 입각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현재 예측 불허 상황을 우려하는 국가들이 함께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동 사태에서는 이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역할을 우리가 할 수 있다. 호르무즈 포함해 폭력이 진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6월 에비앙레뱅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한 데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수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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