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정당에 유리, 여권성향 野4당 요구
민주 안 나서다 국회서 시위하자 “합의”
‘국힘 동의 필수’ 단서 달아…성사 미지수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개혁진보 4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초의회 2인선거구 축소, 광역의회 중대선거구 도입, 비례대표 확대 등 정치개혁 합의문을 작성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한 원내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 2026.4.2 ⓒ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야4당이 중대선거구제를 확대하고 광역의회 비례대표 비율을 늘리는 내용에 합의하고 10일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찬성할 가능성이 낮고 민주당이 ‘여야 합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어 법안이 실제 통과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기초의회 3~5인 중대선거구를 2022년 지방선거 대비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선 한 지역구에서 2~4인을 뽑는 현행 중대선거구제 대신 3~5인 중대선거구제를 30곳에서 시범운영한 바 있다. 2022년 시범 운영 선거구가 전국 기초의원 선거구 1030 곳 중 2.9%에 불과해 이번 6·3 지방선거에선 이보다 더 많은 지역에서 3~5인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한다는 것.
한 지역구에 더 많은 의원을 뽑으면 소수 정당의 의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져 중대선거구제 확대는 소수 정당이 줄곧 도입을 주장해오던 제도다. 구체적인 도입 지역구 확대 규모에 대해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국민의힘 등 야당과 협의할 예정이다.
또 현재 한 지역구에 한 명을 뽑는 소선거구제로 운영되는 광역의회 선거제도에도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도입을 합의하기 보단 선언문에 “적극 추진한다”고 명기하는 것으로 절충했다. “도입한다”고 합의를 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확대보다 실제 성사 가능성은 작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당은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출 비율을 지역구 대비 현행 10%에서 상향 등의 내용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시·도의원의 비례대표 의원정수는 지역구 선출 의원 대비 10%다. 이에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비례대표 선출 비율을 확대해 소수 정당들의 의회 진입을 원활히 하겠다는 것. 비례 확대 규모도 정개특위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5당은 3일부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무협의체를 가동하고, 10일 본회의 법안 통과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외에 야4당이 요구했던 △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 △지방의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통합특별시의회 선거구 획정 및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은 추후 논의 과제로 남겨뒀다.
애초 민주당은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야4당의 정치개혁 논의 테이블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다 이날 오후 조국혁신당이 이재명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맞춰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에 나서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합의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공동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비상계엄과 내란의 상처를 치유하고, 대민 민주주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역사적 전환점 되었다는 점에 민주당도 함께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합의가 뒤따라야 한다는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에 속한 한 의원은 “정치개혁의 기본 원칙은 합의처리”라며 “국민의힘이 반대할 때 우리(민주당과 야4당)끼리만 처리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법안의 실제 통과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강행할 가능성은 낮고, 국민의힘이 법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더욱 낮다”며 “내부적으로 돌파할 묘수에 대해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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