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공천비리 의혹 ‘1인 1표제’로 돌파…계파 갈등 재연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3일 18시 22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및 시도당지방선거기획단장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1.2/뉴스1 ⓒ News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및 시도당지방선거기획단장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1.2/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3일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추진했다가 무산된 ‘1인 1표제’ 도입의 계기로 삼겠다고 해 논란이 예상된다.

당내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하는 1인 1표제는 도입될 경우 강성 당원의 목소리가 켜지기 때문에 정 대표 연임 포석을 위한 장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난달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됐지만 정 대표가 이를 다시 추진할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에서 매우 불미스런 사건이 터졌다”며 “국민들과 당원 동지들에게 큰 실망과 상처, 분노를 안겨드린 데 대하여 민주당 대표로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무관용 원칙을 앞세워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1인 1표제’ 재추진 방침을 공식화했다. 정 대표는 “소수가 많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구성원이 동등하게 권한을 행사하는 1인 1표제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직후 재추진하겠다”며 “비리의 의심조차 제거하는 가장 강력한 예방책은 가장 민주적인 제도의 정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공천은 억울한 컷오프 없는 열린공천 시스템을 통한 가장 민주적이고 깨끗한 공천룰”이라며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에 맞게 당도 완전한 당원주권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정치적 의사결정의 권한을 소수에서 다수로, 다수에서 전체 구성원으로 돌려주는 것이 민주주의 기본 원리”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의 1인 1표제 재추진을 그의 정치적 승부수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 부결 이후 당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 대 친청(친정청래)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는 친명계 주자들은 일제히 정 대표와 당 지도부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에 나섰고, 이에 친청계는 “정 대표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편 가르기를 자제해야 한다”면서 맞섰다.

당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1인 1표제 논의는 당원 주권 강화 위한 오랜 꿈이었고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절차와 방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등 구체적 토론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제안”라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정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가해진 것은 사실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이 또 한번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국민의힘 조차 친명 대 친청 계파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춘석, 강선우, 김병기 등 친명계 의원들에 대해서는 발빠르게 징계쇼를 하는데 최민희 과방위원장 결혼식 금품수수 의혹과 장경태의 보좌진 성추행 의혹에는 철저히 눈감아주는 정청래 대표의 이중성이 문제”라며 “친명유죄 친청유죄인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소수가 공천권을 독점하면서 발생한 공천 비리 의혹 문제를 1인 1표제 재추진의 기회로 삼겠다는 정 대표의 구상이 통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원내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당이 계파 전쟁에 휘말려 적절하게 위기 대응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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