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6시간…“자진출석” “체포” 막판 실랑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5일 11시 41분


공수처 들어가는 윤석열 대통령.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우두머리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체포됐다.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3분경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지 약 6시간 반 만이다. 현재 윤 대통령은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도착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4시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공수처 수사팀 차량이 도착했다. 경찰은 관저 인근에 몰려있던 집회 참가자들을 이동시키며 관저에 들어갈 수 있는 진입로를 확보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빠져나와 과천 공수처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2025.1.15/뉴스1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빠져나와 과천 공수처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2025.1.15/뉴스1
공수처와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관저 진입을 시도하자 윤 대통령 변호인단과 윤상현 의원 등 몇몇 국민의힘 의원들이 막아서며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통령경호처는 관저 입구 쪽에 차벽을 6중으로 세운 1차 저지선을 마련하고 직원들을 집결시킨 상황이었다.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7시 반경 사다리를 타고 차벽을 넘어 들어가 1차 저지선을 뚫었다. 이어 2차 저지선을 통과해 3차 저지선에 도착하자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윤 대통령을 대리하는 윤갑근 변호사가 밖으로 나와 공수처와 경찰 일부 인원을 관저 안으로 안내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조만간 관저 밖으로 나올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윤 대통령 대리인단인 석동현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공수처에 자진 출석하는 쪽으로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곧바로 “자진 출석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공수처와 윤 대통령 측이 관저에서 약 2시간가량 협의한 끝에 오전 10시 30분경 윤 대통령이 탄 관용차가 관저에서 나와 공수처로 출발했다. 6시간 반가량의 체포영장 집행이 완료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직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제가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제공) 2025.1.15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직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제가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제공) 2025.1.15
윤 대통령은 출발 직후 사전에 준비한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불법 수사임에도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한 것”이라며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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