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다선 정우택-이종배-박덕흠 경선 통과… 35% 감산에도 승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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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곳 1차경선서 현역5명 모두 ‘勝’
90명중 6명 불출마, 23명 경선 앞둬… “시스템 공천, 물갈이 실패할수도”
용산참모 출신 4명중 3명 패배… 인요한 “원희룡 등 험지 지원유세”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과 공관위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천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승주 위원, 정 위원장, 문혜영 위원.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과 공관위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천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승주 위원, 정 위원장, 문혜영 위원.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공정성을 앞세워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지만 경선은 현역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현역 불패’ 우려가 현실화했다.”

25일 국민의힘이 수도권과 충청권 등 19곳에서 진행한 1차 경선에서 현역 의원 5명 전원이 본선에 진출하자 당내에선 이런 평가가 나왔다. 충북 지역 중진 3명은 동일 지역에 출마한 3선 이상 의원들로 경선에서 15% 감산을 받았다. 특히 이 중 1명은 현역 평가 하위권으로 20% 감산을 더해 35% 감산을 받았는데도 승리해 “시스템 공천을 내세워 현역 의원들을 대거 경선에 붙인 것이 물갈이 쇄신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역구 현역 의원 90명 가운데 이날까지 컷오프(공천배제)가 공식화됐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의원은 없다. 컷오프 대상자로 거론되던 의원들을 포함해 6명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23명은 경선을 앞두고 있다. 공관위는 “경선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물갈이 쇄신 실패 여부를 언급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 35% 감산 받고도 경선 승리


이날 경선 발표에서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15% 페널티를 적용받은 정우택(5선·충북 청주 상당), 이종배(3선·충북 충주), 박덕흠(3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은 각각 양자 경선에서 승리했다. 정 의원은 대구고검장 출신인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을 제치고 공천장을 받았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 출신인 이동석 전 행정관, 박덕흠 의원은 박세복 전 충북 영동군수에게 앞섰다. 초선인 충남 보령-서천 장동혁 사무총장과 충북 제천-단양 엄태영 의원도 각각 피부과의원 원장인 고명권 씨와 최지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제치고 본선에 진출했다. 충청 지역 현역 9명 가운데 7명이 공천을 확정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공천 시스템 설계가 현역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앞으로 현역들도 지역구 관리를 잘못한 분들은 굉장히 불리하게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장 사무총장은 이날 “경선을 통과한 5명 가운데 35% 감산을 받은 분도 있다”고 했다. 즉 동일 지역구에 출마한 3선 이상 현역 의원이 하위권 감산 20%에 중진 감산 15%를 모두 받고도 승리했다는 것. 여당 일각에서는 “경선으로는 현역 기득권을 깨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텃밭인 영남, 강원 지역은 당원 투표 50%를 반영해 현역이 더욱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발표한 수도권, 충청에는 당원 투표 20%, 일반 여론조사 80%를 반영했다. 여당 관계자는 “현역 의원 등 당협위원장 출신은 당원 명부를 갖고 있어서 경선에서 지지를 끌어내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무소속 출마를 방지하기 위해 컷오프 대상도 경선에 많이 올린 거 같은데, 그러면 감점을 확실히 줬어야 했다”며 “남은 곳에서 물갈이 규모를 키우지 않으면 쇄신 경쟁에서 불리할 것”이라고 했다.

● 대통령실 출신은 고전


대통령실 출신 4명 중 3명은 첫 경선에서 전·현직 의원과 맞붙어 경선에서 패배했다.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한 여명 전 행정관이 경기 포천-연천에서 18∼20대 의원을 지낸 김영우 전 의원에게 졌다. 인천 남동을에 출마한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만 김세현 전 인천시 대외경제특보를 제치고 본선에 진출했다.

경기 여주-양평에서는 김선교 전 의원이 비례대표 이태규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21대 국회의원이었던 김 전 의원은 지난해 본인은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캠프 회계담당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는데 이번에 다시 본선에 진출한 것.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단수공천 받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시작으로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인 전 위원장은 동아일보 통화에서 “원 전 장관이 혁신위 시절에 강조한 희생과 헌신 정신에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해 지원 유세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서대문갑·을과 같은 험지에서 뛰는 여당 후보들을 위해 지원 유세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경선#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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