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노래방’으로 향하고 있다. K팝 열풍으로 외국인 카드 소비액이 전년 대비 54.8% 폭증하며 노래방이 글로벌 K-컬처 필수 체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사진=틱톡
“아-파-트! 아-파-트!” 옆방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그런데 발음이 묘하게 낯설다.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탬버린을 흔들며 서툰 한국어로 열정적인 ‘떼창’을 선보이고 있다.
퇴근길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해소 공간이자 학생들의 아지트였던 ‘노래방’의 풍경이 변하고 있다. 한국인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밀폐된 여가 공간이 이제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K-컬처를 즐기는 ‘글로벌 문화 공간’으로 진화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순히 아이돌 굿즈를 사고 유명 관광지를 눈에 담는 것을 넘어, 한국의 대중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 매출 54.8% 폭증, 외국인 2명 중 1명 “노래방 가고 싶다”
영상=틱톡
한국관광공사의 ‘잠재 방한 여행객 조사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응답자의 48.9%가 “한국의 노래방이나 PC방을 방문해 보고 싶다”고 답했다. 방한객 2명 중 1명이 노래방을 버킷리스트에 올린 셈이다.
지난해 8월 한국관광데이터랩이 분석한 신용카드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인 방한객의 노래방 업종 소비액은 전년 대비 무려 54.8%나 증가했다. 실제로 노래방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생생한 후기 역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해졌다.
특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공개된 이후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노래방 체험’이라는 키워드 언급량이 급격히 늘었다.
# 최신 K팝 띄우고 11개국 언어 지원… 맞춤형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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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청계천로에 위치한 K-콘텐츠 복합 시설 ‘하이커 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기준 누적 방문객 200만 명을 돌파하며 외국인들의 ‘성지’로 떠올랐다. 이 중 ‘노래방 체험존’은 필수 코스가 됐다.
국내 노래방 업계 1위 TJ미디어(티제이미디어)는 이러한 변화의 핵심 원인으로 ‘외국인 맞춤형 서비스’를 꼽았다. 기기에 최신 K팝은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스페인 등 11개국 노래를 기본 탑재하고, 리모컨과 메뉴의 영문화 작업을 완료해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
TJ미디어 관계자는 “노래방은 국적과 언어에 관계없이 K팝을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문화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이용자가 K-컬처를 더욱 폭넓게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와 기술, 서비스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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