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반대로 실현 가능성은 낮아
국회, 다음주 선거제 개편 토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현재 300명인 국회의원 수를 30석 이상 줄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10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전원위원회에서는 의원 정수 축소 문제를 두고 여야가 격돌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전원위 논의에서 의원 수 감축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최소 30석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신뢰 회복을 위한 특권 내려놓기조차 없이 선거제도만 개편하자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은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당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고 주장한 적은 있지만 여당 대표가 구체적인 숫자까지 거론하며 의원 정수 축소를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가 전원위를 앞두고 정치개혁 이슈에 있어 여당이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최근 당 지도부의 잇단 설화 등 난맥을 돌파하려는 의도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회는 10일부터 나흘간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를 열고 내년 총선 선거제 개편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국민의힘은 인구 감소에 따라 줄어드는 지역구 의석에 더해 현재 47석인 비례대표 의석을 줄이면 최소 30석 이상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지난달 한국갤럽 조사에서 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57%에 달하는 등 여론도 의원 정수 축소에 우호적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판단이다.
그러나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의원 정수 축소가 현실화되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김 대표의 제안에 대해 “(여당이)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의원 정수를 무슨 약방의 감초인 양 꺼내 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렇게 무개념하고 무책임한, 인기에만 영합하는 모습은 결코 국민에게 박수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정개특위에서 (선거제 개편을) 논의해라 해놓고 당 대표가 뒤에서 본인의 생각을 발언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인기영합주의로 선거법 논의를 꺾으려는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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