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모 전단 전개에 北미사일 2발… ‘연쇄 도발’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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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27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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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해군 함정이 27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 해군 구축함 ‘웨인 E. 메이어’·항모 ‘니미츠’, 우리 해군 구축함 ‘세종대왕함’,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 해군 제공
한미 해군 함정이 27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 해군 구축함 ‘웨인 E. 메이어’·항모 ‘니미츠’, 우리 해군 구축함 ‘세종대왕함’,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 해군 제공
북한이 미국 해군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니미츠’(CVN-68)의 부산 입항을 하루 앞둔 27일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작년 9~10월 미 해군의 다른 항모 ‘로널드 레이건’(CVN-76)의 부산 입항 및 한미연합훈련 참가 당시 이른바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통해 미사일 발사, 포병사격, 공중 무력시위 등 다양한 형태의 무력도발을 벌인 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47분~8시쯤 북한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발사한 이날 미사일은 북동쪽으로 각각 370여㎞를 비행한 뒤 바다에 떨어졌다. 이들 미사일의 정점 고도는 약 50㎞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함경북도 화대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을 표적으로 삼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사거리와 고도 등 제원을 봤을 때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KN-24로 추정된다”며 “‘초대형 방사포’ KN-25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KN-24·25는 모두 북한이 실전배치한 것으로 평가되는 무기들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이번 도발은 성능 시험보다는 ‘도발’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일정으로 경북 포항 일대에서 진행 중인 한미연합 상륙훈련 ‘쌍룡훈련’, 그리고 미 ‘니미츠’함의 28일 부산 입항 등을 겨냥한 북한의 반발성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크단 얘기다.

27일 서울역 대합실 내 TV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3.3.27/뉴스1
27일 서울역 대합실 내 TV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3.3.27/뉴스1
북한은 이미 이달 13일부터 11일간 진행된 연례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때도 각종 미사일 도발 등을 통해 한반도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높였다.

북한은 이달 9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을 시작으로 12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 14일 SRBM 2발,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 19일 SRBM 1발, 22일 순항미사일 4발 등을 발사했다. 또 21~23일엔 수중 핵드론(핵어뢰) 시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군 안팎에선 북한이 미 항모 니미츠의 한반도 전개를 빌미로 무력도발 수위를 한층 더 높여갈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작년 9~10월 미 레이건 항모가 한반도에 전개됐을 당시에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지도 아래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실시했단 이유에서다.

북한은 당시 보름간 이어진 훈련기간 동안 SRBM을 이용한 다양한 공격 방식을 시도했고,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개량형 추정)도 발사하는 등 총 7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과거엔 미군 주요자산이 한반도에 머물며 연합훈련을 하는 동안엔 무력도발을 피했지만, 작년부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을 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북한은 다양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 ‘도발 일상화’를 통해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이더라도 실제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레드라인’(한계선)은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 국장은 “미군 전력이 한반도에 집중된 현 상황에서 북한의 국지도발은 ‘자폭행위’와 비슷하기 때문에 피할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서도 아직 보여줄 카드가 많기 때문에 제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신 국장은 북한의 향후 도발 유형에 대해선 “각종 탄도미사일 발사, 특히 개발 중인 ICBM의 고각 혹은 정상 각도 발사를 통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미국을 압박하려 들 것”이라며 “긴장수위를 정점까진 찍지 않더라도 조금씩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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