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긴장말라”에 폭소…추경호 “곳간 다 떨어지겠다” 너스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7일 2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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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근 경제상황과 경제활성화 추진방향’에 대한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근 경제상황과 경제활성화 추진방향’에 대한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너무 긴장하지 마십쇼.”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0분 동안 생중계로 열린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윤석열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토론을 앞둔 장관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윤 대통령은 “언론 보도를 잠시 보니까 제가 우리 장관들을 골탕 먹일 질문을 막 던질 것이라던데, 오늘 여러분의 말씀을 저도 국민과 함께 잘 경청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쇼를 연출하지 말라”는 윤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이날 회의는 각본 없이 진행됐다. 그런 만큼 초반에는 참석한 장관들이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의 돌발 질문에 따라 장관들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있어서다. 다만 윤 대통령은 공언한 대로 이날 각 장관들의 발표를 듣는 데 집중하며 때때로 부처에 힘을 실어줬다.

토론 과정에서는 부처 간 공조를 구하는 장면이 수차례 연출됐다. 윤 대통령이 “이렇게 모였으니 전부 기재부 장관, 금융위원장에게 부처 애로사항들을 전하라”고 북돋우자 각 부처 장관들의 세제지원 요청이 쏟아졌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 눈을 보면서 절절하게 돈 달라고 했다”, “곳간 다 떨어지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국무위원 간 토론하는 모습을 생중계하자는 아이디어는 윤 대통령이 직접 제안했다고 한다.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 민간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의 경제활성화 비전을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7일 열린 10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관계 장관들과 토론을 하며 이를 그대로 공개해도 좋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예정된 회의 시간이 4분 남았다는 얘기에 “2시간 하기로 하지 않았어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회의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우롱 정치쇼”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비상과 민생은 없고, 자화자찬으로 점철된 80분간의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금 필요한 것은 정쟁이 아니라 행동”이라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민생을 방기한 민주당도 더 늦기 전에 경제 회복을 위한 전 사회적 행동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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