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예람 중사 근무 부대서 또…여군 숨진 채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9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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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소재 공군 제20전투비행단. 2021.6.11/뉴스1 ©
충남 서산 소재 공군 제20전투비행단. 2021.6.11/뉴스1 ©
고 이예람 중사가 근무했던 공군 비행단에서 또 다른 여군 부사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예림 중사는 지난해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2차 피해 등을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19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경 공군 20전투비행단 영내 독신자 숙소에서 항공정비전대 부품정비대대 소속 A 하사(21)가 동료 부대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군은 현장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현재까지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A 하사는 지난해 3월 임관해 그 한 달 뒤부터 현 보직에 배치돼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 하사는 군에 상담을 요청하거나 범죄 피해를 신고한 기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예람 중사는 성추행을 당한 뒤 군에 이를 알렸음에도 2차 피해를 당한 바 있다.

공군은 사망 사실을 충남지방경찰청에 알린 뒤 경찰 입회 하에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지난해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달 1일부터 피해자인 군인이 사망한 범죄는 민간 사법기관으로 이관하도로 돼 있다. 현재는 군이 A 하사 사망이 극단적 선택인지, 또 극단적 선택이라도 범죄 관련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범죄 혐의가 포착될 경우 사건은 민간 경찰로 이관된다.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팀 수사가 여전히 진행되는 가운데 1년여 만에 동일 부대에서 다시 여군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군 수뇌부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예람 중사가 성추행을 당했을 당시 소속돼있던 부대에서 이런 일이 또 터지면서 군 안팎에선 해당 부대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도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로부터 사망 사건을 통보받았다”며 “군 인권보호관 결정에 따라 즉시 인권위 조사관을 급파해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있을 부검 등 조사과정에 입회할 것임을 해당 부대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군 인권보호관은 군 인권 침해와 차별 행위를 조사해 시정조치와 정책권고 등 권리구제를 담당하는 기구로 이달 출범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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