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보훈처가 올해 6·25전쟁 제72주년을 맞아 참전용사 재방한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이날 청와대 관람행사엔 박민식 보훈처장이 ‘일일 가이드’로 함께해 용사들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표했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천안함 상징이 그려진 티셔츠와 ‘영웅들을 예우한다’(Honoring our Heroes)‘는 문구가 적힌 모자 차림으로 참전용사의 휠체어를 직접 밀며 청와대 시화문에서부터 본관, 상춘재, 녹지원으로 이어지는 관람 코스를 동행했다.
박 처장은 또 이날 참전용사 한명 한명과 일일이 대화를 나누며 각자의 사연을 듣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 재미교포 참전용사가 “베트남전에서 싸웠다”고 소개하자, 박 처장도 “부친(고(故) 박순유 중령이)이 (베트남에서) 맹호부대 첩보부대를 지휘하다 전사하셨다. 저와도 인연이 있다”며 친밀감을 나타냈다.

참전용사들은 이날 청와대 곳곳에서 일반 관람객들과도 마주쳤다.
“이분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참전용사들입니다”는 박 처장의 소개에 시민들도 박수를 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부모와 함께 청와대 관람에 나선 어린이들은 휠체어를 탄 참전용사들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인 뒤 악수를 건넸고, 이를 지켜보던 시민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십시오”라고 외쳤다.
또 미군 참전용사 가족으로서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당시 주한미군으로 비무장지대(DMZ)에서 복무한 데이빗 페나플로씨는 청와대 관람이 끝난 뒤 부대 마크가 새겨진 가죽재킷을 박 처장에게 선물하며 “이 옷이 우정의 징표로서 한국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처장은 곧바로 재킷을 착용한 뒤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는 연례적으로 해왔는데, 올해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청와대로 모셨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며 “지나가던 시민들도 박수를 쳐줘 감동적인 장면을 많이 목격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청와대 관람엔 미국·영국·캐나다·호주·필리핀·에티오피아·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이탈리아 등 9개국 유엔 참전용사와 교포 참전용사, 그리고 그 가족 등 60여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우리나라를 찾았다.
참전용사들은 이날 청와대 관람에 이어 임진각을 방문한다. 이어 27일엔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와 보훈처장 주관 감사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28일 출국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