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백남기 사망사건 당시 ‘수술 개입’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9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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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박근혜 정부 시절 고 백남기 씨 사망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 씨는 2015년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2016년 사망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9일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위원회)가 2018년 발표한 ‘백남기 사망 사건 진상조사 심사결과’를 공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이었던 김 후보자는 백 씨가 물대포를 맞은 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자 청와대 선임행정관 A 씨에게 상황 파악을 지시했다. A 씨는 서울대병원장 비서실장에게 전화해 상황을 문의했다. 또 백 씨의 수술이 끝난 뒤에도 3, 4차례 전화로 백 씨 상태를 파악했다.

당시 위원회는 ‘청와대 전화’ 등을 토대로 “회생 가능성이 없어 수술할 의미가 없었던 백 씨가 갑자기 수술을 받은 데는 의료 동기 외에 경찰과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백 씨가 즉시 사망한다면 경찰과 정권 모두에게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경찰과 청와대가 여러 경로로 서울대병원과 접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당시에 ‘상황을 알아보라’고 했을 뿐 백 씨 수술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1996년 8월 21일부터 9월 6일까지 위장전입을 한 사실을 시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이 기간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거주하면서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동작구 흑석동으로 등록했다. 김 후보자 측은 “흑석동으로 이사하기로 하고 (자녀) 어린이집 배정을 위해 주소를 이전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이사를 포기했다”며 “이유 불문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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