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거인명부에 누가 서명?”…투표하러 갔다가 2명 돌아가

경기 수원 장안구 조원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조원1동 제1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위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2022.3.9/뉴스1 © News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경기지역에서 일부 유권자들이 자신의 투표용지가 이미 배부됐다며 투표를 못했다고 주장한 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9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0대 대통령선거 본투표가 진행된 이날 오후 3시30분께 화성시 봉담읍 상봉초교 투표소를 찾은 A씨는 투표를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A씨가 투표용지를 받기 위해 선거인명부에 자신의 이름을 서명하려고 했으나 투표관리인으로부터 “이미 서명돼 있다”는 말을 들었다.

선거인명부 서명란에는 ‘가’ ‘나’란이 명시돼 있다. ‘가’란의 경우, 사전투표를 완료하거나 본투표 때 투표용지를 받아 갔을 때 자신의 이름이 기재된다. 그의 이름은 ‘가’란에 쓰여 있었다.

A씨는 “투표를 한 적 없다”고 주장하면서 투표용지를 요구했으나 결국 받지 못했다.

하지만 도선관위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여러가지 종합한 결과, A씨는 기표자 였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자체조사에 대한 내용을 밝힐 수 없으나 선거인명부에 A씨와 동명이인이 없는 등 여러가지 사항를 종합, A씨가 이미 투표를 마친 것으로 파악했다”며 “이날 본투표장에 두 번 방문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오전 8시30분께 오산시 중앙동행정복지센터 내 마련된 중앙동 제2투표소에 투표를 하러 온 B씨도 투표를 하지 못한 채 돌아갔다.

B씨 또한, 투표 전에 투표용지를 받기 위해 선거인명부에 서명을 하려고 했으나 투표관리인으로부터 ‘이미 서명이 돼 있다’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투표장 밖으로 나갔다.

이에 대해 도선관위 관계자는 “오산시선거관리위원회 측으로부터 보고받은 사안으로 현재까지도 조사 중”이라며 “여러가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놓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명이인인 다른 지역 유권자가 실수로 찾아 투표를 했을 수 있고 또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을 수 있다”며 “현재 투표소 일대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B씨가 두 번 투표소를 방문했는지 여부도 파악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B씨의 경우는 사전투표도 하지 않았으며 또 해당 투표소의 선거인명부에 B씨와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도선관위는 A씨에 대한 고발조치 여부는 향후 검토할 예정이다.

이날 개표 과정에서 벌어질 만일에 사태를 대비하는 등 우선적으로 본투표가 무사히 마쳐질 때까지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화성·오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