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나오면 호감” 김건희 기대하는 野…윤석열엔 ‘미세스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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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0일 0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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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19년 검찰총장 임명 당시 청와대에서 부인 김건희씨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19년 검찰총장 임명 당시 청와대에서 부인 김건희씨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 뉴스1
아직 공개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만나거나 대화를 나눴던 사람들의 경험담이 조금씩 나오면서 김씨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더 커지고 있다.

10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김씨는 남편 윤 후보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쓴소리가 필요할 때는 ‘직언직설’도 마다하지 않는, 조용하지만 강단 있는 참모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후보는 지난 6월29일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로 들어설 당시 김씨의 강한 반대가 있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윤 후보는 지난 3일 방송된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도 관련 질문을 받고 “아내가 가정법원에 가서 (이혼) 도장을 찍자고 할 만큼 처음에는 정치를 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말했다.

정치 입문 다섯달이 넘어가고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우뚝 선 지금에는 김씨가 확실한 내조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집에 온 손님들과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누거나 윤 후보가 민심과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면 최측근들도 쉽게 할 수 없는 ‘직언’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당 대표는 전날(9일) 채널A 인터뷰에서 “윤 후보와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거나 자택에서 만났을 때 김건희 여사를 실제로 본 적이 있다”며 “민주당 등이 (김씨에게 씌우려는) 이미지보다 훨씬 더 대중적으로 호감도가 있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상 등판했을 때 어떤 리스크가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데 저는 그런 우려는 크게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이 같은 ‘호감도’는 14년간 이어온 사업가 기질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김씨는 지난 2007년 전시 기획 전문기업 ‘코바나콘텐츠’를 설립하고 Δ앤디 워홀 Δ샤갈 Δ반 고흐 Δ마크 로스코전 Δ자코메티 Δ르 코르뷔지에 등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전시를 꾸준히 개최했다.

일반적으로 미술 업계에서 기획사는 기업 등에서 협찬을 받고 작품을 소장한 해외 미술관이나 재단과 접촉해 국내에 전시를 여는 역할을 한다.

입장권과 도록 등 전시회 관련 상품 판매로 수익을 거두는데, 규모가 크지 않아 ‘적자’ 전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2017년 11월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큰 전시 한다고 큰 돈을 버는 걸로 오해하는데 인건비, 사무실 비용만 나와도 감사하다”며 전시회를 통한 이익이 적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전시회 종사자들의 임금체불 등 ‘뒷말’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 미술업계 관계자는 “김씨 말처럼 누구나 알만한 미술계 대가의 전시를 한다고 큰 이익이 남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보니 이른바 ‘먹튀’ 기획사도 적지 않은 것이 미술계의 현실”이라며 “코바나의 경우 십수년간 전시를 꾸준히 했는데 지금까지 뒷말이 나온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사업 능력이 좋다고 봐야 하는데 그 바탕 중 하나는 사람들과 척 지지 않는 성품도 한몫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태섭 선대위 전략기획실장은 전날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7월 윤석열 후보(당시 검찰총장)와 밥을 먹다가 김건희씨와 통화를 한 적이 있었다”며 “2015년 김씨 회사에서 ‘마크 로스코’전을 개최했는데, 제가 왔을 때 ‘안내를 해줬다’는 얘기를 하더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을 도와달라는 말씀을 하면서 ‘2015년에 마크 로스코전 했을 때 와서 반가웠다’는 저는 전혀 기억을 못 하는데 6년 전 본인이 주관하는 전시회에 온 사람을 기억하는 것을 보면서 이분이 다른 것은 몰라도 업무는 정말 열심히 하는 분이구나, 그런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살가운 성격이지만 윤 후보에게 ‘쓴소리’를 하는 정무적 감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예가 윤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에 대한 ‘사과’에 나선 일이다.

윤 후보가 지난 10월19일 부산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 호남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꽤 있다”고 말하자 바로 ‘전두환 미화’ 논란이 일었다.

광주 민심과 여권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제기되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윤 후보는 이틀 후인 21일 유감을 표명했는 데 그 결정적 배경에 김씨의 ‘쓴소리’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당 관계자는 “윤 후보와 김 여사의 관계는 여느 부부처럼 살갑고, 또 윤 후보는 본인 때문에 김 여사가 겪는 어려움을 보면서 더 애틋함이 생기는 거 같다”며 “김 여사가 코디도 해주고 하지만 윤 후보가 뭔가 민심과 배치되는 언행을 할 때는 옆에서 정확하게 짚어주기도 해 정무감각이 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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