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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국민 동의 없인 어떤 일도 안 해” 전북 유세에서 드러난 이재명의 전략은…

입력 2021-12-05 18:09업데이트 2021-12-0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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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전북 정읍시 샘고을시장을 찾아 현장연설을 하며 지지를 호소 하고 있다.
“군사정권이 안되는 것처럼 검찰 정권이 있어선 안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3일부터 시작된 2박 3일간의 전북 유세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향한 강경 메시지를 연일 쏟아냈다. 이 후보는 5일 전북 정읍에서는 윤 후보를 포함한 검찰 출신 야당 정치인을 겨냥해 “온갖 전직 검사들로 만들어진 세력이 내년 선거에 이겨서 검찰 국가를 만들겠다고 도전하고 있다. 이걸 용인하시겠느냐”고 했다. 직접 야당을 향한 공격수로 나서 여권 지지층의 결집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한 거센 공격과는 별도로 기본소득과 국토보유세 등 핵심 정책에 대해선 “국민이 동의 못하면 안하는 게 옳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전북에서도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이재명식 실용주의 노선을 앞세워 중도층에 손을 내민 것. 민주당 관계자는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잡아 올해 말, 내년 초에는 확실한 골든크로스를 이뤄낸다는 목표”라고 했다.

● 李, 윤석열-야당 향해 ‘검찰정권’ 공세
이날 첫 행선지로 전북 정읍을 택한 이 후보는 샘고을시장에서 가진 즉석 연설에서 야당을 군사정권에 빗대 검찰정권으로 겨냥했다. 이 후보는 “군사정권은 군인들이 정치하고, 군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 권력을 사용했다”며 “권력은 누군가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대해서도 “과거를 향해서 복수하는 일은 개인적인 일”이라며 “복수하는 대통령을 원하냐,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을 원하냐”고 했다.

앞서 3일에도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와 캠프 면면을 보면 검찰총장 출신 후보를 비롯해 캠프 유력 인사 중 검찰 출신만 10명이 넘고, 실무진을 합치면 더 늘어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이 아닌 민주공화국이고, 검찰독재는 군사독재만큼이나 위험하다”고 했다. 이 후보가 연일 검찰정권을 거론하는 건 여권 지지층의 뿌리 깊은 ‘반(反)검찰 정서’에 호소하겠다는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접점을 찾기 위한 행보에 주력한 것도 여권 지지층 결집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김 전 대통령이 다녀갔던 정읍 성광교회에서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예배에 참석했다. 이어 당초 예정에 없었던 정읍 황토현 동학농민운동 전적지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당선 전인 2016년 5월 이곳을 방문한 바 있다.

● 중도 겨냥해 “국민 동의 없인 어떤 일도 안 해”
동시에 이 후보는 연일 ‘실용주의’ 노선도 강조하고 있다. 강경 이미지를 벗고 정책적 유연성을 강조해 중도층의 표심을 얻겠다는 포석이다. 이 후보는 4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인은 국민을 지배하는 왕이 아니다. 오로지 국민을 따라 국민에 필요한 일을 국민 명령에 따라 행하는 사람”이라며 “비록 내 신념에 부합해서 주장하는 정책들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이 이해 못하고 동의 못하면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했다.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등 핵심 공약의 철회 가능성을 내비친 것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국민 동의’를 강조하겠다는 것.

이 후보가 이른바 ‘조국 사태’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거듭 고개를 숙인 것도 중도층 공략 행보의 연장선상이다. 이 후보는 2일에 이어 4일에도 조국 사태에 대해 “우리 진보개혁 진영은 똑같은 잘못이라도 더 많은 비판받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를 이번 대선의 최대 정책 쟁점으로 꼽고 있는 민주당은 선대위 산하에 주택공급을 담당하는 특별위원회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이 후보가 “부동산 정책은 수요 뿐 아니라 공급 대책이 중요하다”고 한 것처럼 구체적인 공급 대책을 가다듬어 취임 직후부터 실시하겠다는 것. 민주당 관계자는 “김포공항 부지 개발, 경인선 지하화 등 여러 선택지를 살펴보고 있다”며 “부동산 문제가 심판론을 불렀지만, 가시적인 공급 대책이 마련된다면 부정적인 여론도 다시 돌아설 것”이라고 했다.

정읍=최혜령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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