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쇄신 속도전 나선 이재명… 사무총장에 최측근 기용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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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핵심 당직자 일괄 사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언한 이후 연일 쇄신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개편안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24일 오후 윤관석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의원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이재명표’ 새 선대위 출범과 맞물려 주요 당직도 이 후보의 의중을 잘 아는 최측근 의원들이 장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당과 선대위를 장악하는 대신 모든 책임도 후보가 안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李, 일주일 새 쇄신 바람 몰아쳐

24일 윤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의원들이 일괄 사퇴를 발표하면서 이 후보가 사실상 당직 인선 권한까지 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당 선대위 개편 권한을 전면 위임받은 이 후보가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대수술을 예고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당 핵심 관계자는 “선대위뿐 아니라 당직 의원까지 일괄 사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슬림하고 민첩한 ‘이재명표’ 선대위의 닻을 올리기 위해 당도 발을 맞추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직 인선과 관련해 “변화와 혁신이라고 하는 그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선대위 구성도, 당직 인선 문제도 당 대표와 협의해 잘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요 당직자 사퇴 기자회견에는 윤 총장을 비롯해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 서삼석 수석사무부총장, 민병덕 조직부총장, 이정근 미래부총장이 참석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사무총장과 부총장,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일단 먼저 빠지고,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해 정책 및 홍보 부분은 좀 더 시일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김영진 의원이 당의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핵심 당직인 당 사무총장을 맡게 되는 것을 두곤 당 내에선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광흥창팀’ 같은 핵심 선거 조직을 맡을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며 “김 의원이 당직인 사무총장을 맡은 건 별도 선거 팀을 운영하기보다는 당 중심으로 결정하고, 기민하게 움직이겠다는 이 후보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당 지도부는 확실한 변화를 선보이기 위해 선대위 비서실장을 교체하는 카드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당내 반발 기류도 정면돌파

이 후보가 연일 세게 그립을 쥐고 당을 흔드는 데에 대한 불만도 조금씩 감지되는 기류다. 기동민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제도’까지 언급하며 밀어붙일 법안은 밀어붙이겠다고 의지를 표명한 이 후보를 향해 “다 지켜보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법안을 이렇게 (처리를) 끝내버리면 ‘이재명의 민주당’이 너무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는 불협화음이나 공포가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정제된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원내에서 상의할 시간을 주시고 그걸 가지고 후보랑 상의해서 국민들께 보고 드리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특히 최근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나타나면서 이 후보 주도의 변화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다”고 했다. 이날 한국갤럽이 22,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대선 5자 구도에서 윤 후보(38.4%)와 이 후보(37.1%)가 1.3%포인트 차이까지 좁혀졌다.

이 후보는 이번 주말 호남에서 진행하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에서 쇄신의 쐐기를 박는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 측은 최근 주말마다 2박 3일로 진행해 온 매타버스 일정을 이번 주엔 하루 늘린 3박 4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호남 일정에서도 달라진 민주당, 달라진 이재명을 거듭 강조하며 텃밭 표심을 확실하게 가져가겠다는 목표”라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재명#더불어민주당#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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