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성남 법정서 20여년전 자주 봐” 이재명 “기억이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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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첫 만남서 신경전

“우리가 그 이십 몇 년 전에 성남의 법정에서 자주 뵀던 사이입니다.”(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제가 그 말씀을 들었는데, 보긴 봤을 텐데, 저는 기억이 없더라고요. 왜냐하면 제가 형사 사건을 거의 안 했기 때문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 후보와 윤 후보가 1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만나 이렇게 얘기를 나눴다. 양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첫 조우였던 만큼 두 후보의 짧은 만남에도 상당한 긴장감이 흘렀다. 윤 후보가 “아니, 그래도 이따금씩 들어오셨어”라고 하자 이 후보는 “아, 맞아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 후보는 이날 이 후보를 먼저 찾아가 “반갑습니다, 후보님”이라며 악수를 건넸다. 이에 이 후보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우리 윤 후보님. 축하드립니다”라고 답하며 대화가 시작됐다. 윤 후보는 악수를 하면서 왼손으로 이 후보의 오른팔을 잡거나 등에 손을 대기도 했다. 두 후보는 9일 열린 전국여성대회에서 첫 만남이 예정됐지만 이 후보가 아내 김혜경 씨의 낙상 사고를 이유로 불참했다.

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사진촬영 당시 잠깐 귓속말을 하셨는데, 이 후보가 ‘여러 사람 거쳐서 대화가 전달되면 취지가 제대로 전달 안 되고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직접 대화할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고 윤 후보도 고개를 끄덕였다”며 “우리가 이해하기엔 긍정적인 취지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매주 한 번씩 일대일 정책토론을 하자고 제안했고 윤 후보는 “생각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일대일 토론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는 이 후보 측의 해석에 “전혀 아니다. 통상적인 수준의 인사만 나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진 인사말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를 두 차례 언급했다. 이 후보는 “특히 윤 후보님을 여기서 뵙게 돼 각별히 반가운 마음”이라며 “국민의힘 후보가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건넸다. 인사말 후반부에서도 “오늘 존경하는 윤 후보님도 계신데, 정치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새롭게 한번 논쟁해보고, 우리가 꼭 해야 할 일들을 한번 같이 의논할 수 있는 자리를 한번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인사말에서 이 후보를 언급하지 않았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이재명#윤석열#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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