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종전선언은 시기상조…美 ’적대 정책’ 철회가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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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24일 0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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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2018.9.20/뉴스1 ⓒ News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2018.9.20/뉴스1 ⓒ News1
북한은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 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리태성 외무성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눈앞의 현실은 종전선언 채택이 시기상조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 부상은 “조선반도에서 산생되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에는 예외없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놓여 있다”며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달라지지 않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종전을 열백번 선언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한 우리의 정당한 국방력 강화 조치는 ‘도발’로 매도되고 우리를 위협하는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군비증강 행위는 ‘억제력 확보’로 미화되는 미국식 이중기준 또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리 부상은 미국이 올해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과 한미 미사일지침의 종료를 선언한 것 등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이 현시점에서 조선반도 정세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은폐하기 위한 연막으로 잘못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바로 보아야 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의 이중기준과 적대시 정책 철회는 조선반도 정세 안정과 평화보장에서 최우선적인 순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리 부상은 종전선언에 대해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종전선언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조선반도의 정전상태를 끝낸다는 것을 공개하는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며 “앞으로 평화보장 체계 수립으로 나가는데서 종전을 선언하는 것은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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