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초소형 드론이 아파트에 숨은 적 찾아내자 소총·자폭 드론이 섬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2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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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제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 현장
사격경험 없는 사람도 워리어플랫폼 장비 착용해 1시간 훈련 뒤 90% 명중률



“백두산, 여기는 초소형 드론! 건물 옥상에 경계병 3명, 내부에 1개 소대 규모 적 식별!”

시가지를 점령한 적 소탕을 위해 가장 먼저 투입된 손바닥 크기의 초소형 드론이 구석구석 적의 위치와 규모를 파악한 뒤 이렇게 보고했다. 그러자 K2 소총을 장착한 소총사격 드론 2대가 옥상에 숨어있는 경계병들에게 일제히 사격을 가했다. 33g짜리 초소형 드론은 2㎞ 작전반경 내 고해상도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한다. 열상감시장비로 건물 내부 적도 식별할 수 있다.


소총사격이 닿지 않는 건물 내부에 소형자폭 드론이 진입하자 곧바로 ‘쾅’하고 폭발음이 울렸다. 그 사이 K808 차륜형장갑차 2대가 남은 적 소탕을 위해 시가지로 돌진했다. 장갑차에서 뛰어내린 병력은 드론으로부터 실시간 적 위치정보를 전달받으면서 건물 내부의 모든 적을 사살했다.

육군은 16일 강원 인제 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장에서 전투실험 현장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이를 지켜본 현장의 군 관계자는 “병력자원 감소 추세와 맞물려 첨단기술이 접목된 ‘아미타이거4.0’이 미래 전장을 압도할 육군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미 타이거4.0은 육군의 ‘Army’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강화한 지상군 혁신적 변화’를 의미하는 영문 앞 글자를 딴 ‘TIGER’(Transformative Innovation of Ground forces Enhanced by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technology), 4세대 첨단과학기술을 의미하는 ‘4.0’의 합성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지능화’, 전 부대가 차량과 장갑차로 움직이는 ‘기동화’, 모든 전투체계를 연결시키는 ‘네트워크화’가 핵심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찰, 공격, 수송, 통신 중계 드론을 비롯해 무인항공기, 소형전술차량 등 육군이 전력화했거나 전력화를 위해 검토 중인 21종 57대의 첨단전력이 한 자리에 동원됐다. 과거 인간이 하던 임무를 기계로 대체해 효과를 극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것.

아미타이거4.0 추진과 맞물려 육군은 2018년부터 개인전투체계 첨단화를 위한 ‘워리어플랫폼’ 사업도 추진 중이다. 방탄복 성능개량과 함께 조준경·확대경·열영상기능이 하나로 통합된 ‘신형조준경’과 지휘·통신체계의 실시간 연결을 통해 전투능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는 25m 표적을 향해 기존 K2 소총과 워리어플랫폼 장비가 장착된 K2C1 소총으로 비교 사격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신형조준경이 부착된 소총 사격이 과녁 정중앙에 가깝게 탄착군을 형성했다. 특히 조준경을 노려보지 않고도 녹색 레이저점으로만 조준하는 표적 지시기는 ‘지향사격’ 자세에서도 정확한 사격이 가능했다. 육군 관계자는 “사격 경험이 없는 사람도 1시간만 교육하면 90% 명중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워리어플랫폼 장비는 전 장병의 3분의 1 수준인 10만 여명에게만 지급될 예정”이라면서 “예산을 확대해 모든 장병이 첨단 장비를 착용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육군은 2040년까지 모든 보병과 기갑부대는 물론, 통신·공병·군수 등 모든 전투지원 및 근무지원 부대까지도 아미타이거4.0을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워리어플랫폼도 비슷한 시기 최종 완성할 계획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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