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3박4일 호남 파고들기 vs 이낙연 “광주 지지 없으면 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6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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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 안철민 기자/박영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 안철민 기자/박영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경선의 최대 전장으로 꼽히는 ‘호남대첩’을 앞두고 속속 광주로 향하고 있다. 25, 26일에 약 20만 명에 달하는 광주, 전남북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호남 경선이 열리는 만큼 추석 연휴 전부터 일찌감치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의도다. 전날 의원직 사퇴안이 처리된 이낙연 전 대표는 16일 광주를 찾아 “광주에서 반전을 일으켜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캠프 소속 의원 40여 명은 17일 광주에 총집결한다.

● 이낙연 “광주 지지 없으면 여기서 끝”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려면 또 한 번의 드라마가 필요하다”며 “광주에서 반전을 일으켜 결선 투표로 가는 드라마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호남 경선에서 승리해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결선 투표를 이끌어내겠다는 것. 이 전 대표는 또 “저는 이제 국회의원이 아니다”며 “광주가 저에게 지지를 보내주지 않으시면 제 역할은 여기서 끝난다”고 배수진을 쳤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홍영표 김종민 신동근 의원도 이날 이 전 대표 공개 지지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세 사람은 친문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소속으로 각각 원내대표, 최고위원을 지낸 친문 핵심이다. 홍 의원은 “이낙연 후보는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다 줄 본선 필승 후보”라며 “이낙연 후보에게 꼭 힘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사이에서 뚜렷한 입장을 표시할 수 없었던 친문 의원들이 이제 행동에 나선 것”이라며 “중립을 지켰던 다른 의원들도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선 과정에서 정 전 총리가 얻은 표가 무효처리 돼 이 지사의 득표율이 상향조정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정세균 후보를 찍은 유권자들 선택에 대한 침해다. 규정이 명시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 표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당 지도부는 17일 최고위원회에서 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 이재명 3박4일 일정으로 호남행
호남에서 승리해 본선으로 직행하려는 이 지사는 16일부터 3박 4일 간 호남지역에 머물며 민심을 파고들 계획이다. 17일에는 캠프 소속 의원 40여 명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는 ‘광주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자회견 장소는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의 피신처이자 항전지였던 광주 전일빌딩으로 잡았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호남인들의 선택이 왜 중요한지, 호남 정신과 이 지사의 전환적 공정성장 등 미래 비전이 어떻게 맞닿아있는지를 상세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17일 기자회견에 앞서 노사 상생형 일자리를 통해 ‘캐스퍼’ 생산을 시작한 광주글로벌모터스를 방문하고, 18일에는 부인 김혜경 씨와 미혼모보호시설을 찾을 예정이다. 여기에 캠프 총괄특보단장 정성호 의원, 선거대책위원장 우원식 의원등 캠프 소속 중진 의원들은 이미 11일부터 호남에 머물며 추석 민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1차 슈퍼위크를 거치며 3위로 올라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16일 광주를 찾아 2위인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 추 전 장관은 “네거티브와 무책임의 대명사가 민주당의 얼굴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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