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40여명 ‘이재명 지지’ 勢과시…李 “윤석열, 포장지만 보여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0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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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1.5.20/뉴스1 © News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1.5.20/뉴스1 © News1
“더 이상 ‘원내 세력이 없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세(勢) 과시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20일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 출범식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성공포럼은 여권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의원들의 모임으로, 35명의 현역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앞서 출범한 이 지사의 전국 단위 지지 모임인 ‘민주평화광장’까지 포함하면 공개적으로 이 지사 지지를 선언한 의원만 줄지어 40여 명에 달한다. 여권 후보 1위라는 지지율에 비해 경쟁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내 의원들의 지지세가 약하다”는 꼬리표를 확실히 떼겠다는 움직임이다.

● 친문, 호남, 박원순계도 속속 ‘이재명계’로


민주당 중진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성공포럼 창립식을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인으로서 누군가를 공식 지지한다는 것은 자신을 송두리째 드러내는 일이기에 큰 용기가 필요하다”며 공개적으로 이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여당 내 이른바 ‘박원순계’의 핵심으로 꼽힌다. 앞서 성공포럼에 참여한 박상혁 최종윤 의원도 대표적인 ‘박원순계’ 의원들이다.

이날 공개된 ‘이재명계’에는 ‘박원순계’를 포함한 민주당 내 다양한 계파가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전부터 친문(친문재인)으로 꼽혔던 민형배 의원을 비롯해 김승원 문정복 의원 등 현 정부 청와대 출신들도 이 지사 지원 사격에 나섰다. 여기에 민주평화광장의 공동대표인 5선 조정식 의원을 비롯해 김성환 이해식 의원 등 이해찬 전 대표의 측근들도 성공포럼에 합류했다.

호남 의원들의 합류도 늘었다. 이 지사는 여권 내 ‘빅3’ 주자 가운데 유일한 비호남(경북 안동) 출신이다. 그러나 올해 1월 여권의 심장부인 광주를 지역구로 둔 민 의원을 시작으로 김윤덕 서삼석 이원택 주철현 등 호남 의원 5명이 성공포럼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민주평화광장에 참여하는 이형석 의원까지 더하면 사실상 호남 의원 6명이 이 지사를 지지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성공포럼 창립식이 사실상 대선 출정식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아직도 최종적으로 (출마를) 결정한 상태도 아니기 때문에 대선과 직접 관련짓기는 좀 어렵다”면서도 “어떻든 뜻을 함께하는 여러 분들이 있기 때문에 힘이 나는 건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2017년 대선 당시 정성호 의원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재명계’가 40여 명까지 늘었다는 건 이 지사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을 중심으로 김남국 김병욱 김영진 문진석 이규민 임종성 의원이 참여하는 ‘7인회’는 이 지사 지지 그룹의 핵심으로 꼽힌다.

● 이재명, 지도부에 “경선 연기 반대”


이재명 지지모임인 충북민주평화광장이 20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민주평화광장 제공) © 뉴스1
이재명 지지모임인 충북민주평화광장이 20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민주평화광장 제공) © 뉴스1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성공포럼 창립식에는 민주당 지도부도 대거 출동했다. 송영길 대표와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김영배 최고위원, 윤관석 사무총장과 박완주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포럼 회원 명단에 없지만 이 지사의 중앙대 동문인 노웅래 의원을 비롯해 이상민 문진석 김경만 이용선 박찬대 의원도 얼굴을 비췄다. 민주당 내에서 “압도적인 세력 과시에 나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송 대표와 이 지사는 창립식 뒤 별도의 면담을 갖기도 했다. 이를 두고 대선 후보 경선 연기론과 관련한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양측은 “경선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야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질문에 “알맹이를 봐야 판단하지 않겠나. 포장지, 예쁜 부분만 보여주셔서 판단이 어려워 더 말씀 (드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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