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만난 정의용 “바이든 대북정책, 현실적-실질적 방향 환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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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외교 수장, 런던서 45분 회담… 美의 새 대북정책 검토결과 공유
단계적 접근에 韓입장 반영 판단… 백신 협력-정상회담 의제도 논의
한미일 외교장관 5일 한자리에… 美 “북핵, 적대 아닌 해결이 목표”

정의용-블링컨, 英 런던서 회동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3일 런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런던=AFP
정의용-블링컨, 英 런던서 회동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3일 런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런던=AFP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두 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 내용과 북한의 반응에 대한 분석 등을 공유하고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미 백악관은 새로운 대북정책에 대해 “적대가 아니라 해결이 목표”라며 실용적 접근을 재차 강조했다.

○ 미 대북정책 검토 결과 공유

정 장관은 이날 런던 시내 한 호텔에서 블링컨 장관과 약 45분간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와 한미 정상회담 의제 등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세계뿐 아니라 한반도에도 매우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였다”면서 “대북정책 검토가 끝난 뒤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 장관이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공유했으며, 정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결정된 것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밝힌 실용적, 단계적 접근에 우리 정부가 제시한 대북접근법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의미다.

외교부는 또 “두 장관은 우리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지역 구상 간 연계협력, 민주주의 등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한미 간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국제질서 구상에 우리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다. 두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장관을 만나기 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을 만난 블링컨 장관은 북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과 모테기 외상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의 회담 결과에는 포함되지 않은 내용으로, 미국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쇄 회동을 가진 한미일 외교장관은 5일 한자리에 모여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 美 “적대 아닌 해결 목표”

한편 백악관은 북한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미국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것에 대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 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적대(hostility)가 아니라 해결(solution)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의 최종 목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점도 다시 언급했다.

그는 “전부냐, 전무냐(all for all, or nothing for nothing)의 문제라기보다는 조정되고(calibrated), 실용적이며 신중한 접근법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도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최선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도발 등에 대응하며 상황 관리에 나서더라도 궁극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지 못하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시도는 진도를 내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워싱턴 일각에서는 “판을 흔들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워싱턴=이정은 / 도쿄=박형준 특파원
#블링컨#정의용#바이든 대북정책#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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