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등 7명 불출석’ 하루전 통보에 野 반발… 靑국감 당일 취소

유성열 기자 , 김지현 기자 , 황형준 기자 입력 2020-10-30 03:00수정 2020-10-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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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 국감 내달 4일로 연기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를 불과 15시간 앞두고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경호처장 등 핵심 증인이 기습적으로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자 29일 열릴 예정이던 청와대 국감 자체가 당일 취소됐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일어난 야당 원내대표에 대한 몸수색 사건에 이어 1년에 한 번뿐인 청와대 국감까지 취소되면서 협치가 실종된 한국 정치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유연상 대통령경호처장, 김종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국감 증인 7명의 불출석 통보를 받은 시점은 28일 오후 7시. 국민의힘으로서는 청와대의 증인 출석 여부에 대해 아무 얘기를 듣지 못하다가 국감 전날 저녁에야 기습 통보를 받은 셈이다. 청와대는 미국 방문에 따른 2주 격리(서 실장), 경호 업무 공백(유 처장) 등을 불출석 사유서에 적시했다.

국민의힘은 29일 오전 주호영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긴급회의를 열었고, 청와대 국감 자체를 보이콧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주 원내대표는 국감 직전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를 만나 “청와대 안보실이 불참한 가운데 국감이 열려선 의미가 없다”고 항의했고, 여야는 서 실장의 출석이 가능한 다음 달 4일로 국감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국정의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인 청와대 국감이 당일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로 국민들의 알 권리가 침해된 셈이다.

그럼에도 여야는 이날 내내 국감 취소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기만 하면서 ‘정치 실종’의 단면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경호처의 주 원내대표 몸수색에 이어진 청와대의 ‘2차 폭거’라는 주장을 펼쳤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은 분명히 청와대와 (불출석을) 사전에 교감하고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를 완전히 물로 보는 행태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먼저 나서 야당에 이해를 구하고 감사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노력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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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우리도 어제(28일) 오후에 불출석 통보를 전달받았다”며 사전에 청와대와 교감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감 출석 여부의 전날 통보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양해가 됐던 것”이라며 “경호처장도 관례상 참석하지 않고 차장이 대신 참석해 왔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격리 기간이 정해진 서 실장 등 주요 증인의 불출석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이를 사전에 조율하거나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국민의힘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실무진은 이날 아침부터 국회로 나와 주요 현안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지만 국감이 취소되자 청와대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국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청와대 관계자들이 며칠씩 준비한 국감을 받지도 못한 채 대기하다 되돌아간 뒤, 다시 다음 주 국감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다른 부처나 공공기관도 아니고 청와대 인력이 대거 자리를 비우고 국회로 나오는 것인 만큼 여야와 청와대는 사전에 의견을 교환해 얼마든지 일정을 조정할 수 있었다”면서 “서로 자존심 싸움만 하다가 청와대 국감 당일 취소라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혀를 찼다.

유성열 ryu@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김지현·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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