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만난 文대통령 “남북 만남·대화 포기 않으면 통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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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18일 1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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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불교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불교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9·19 평양 공동선언 2주년을 하루 앞두고 “만남과 대화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한국 불교계 지도자 간담회를 갖고 “2018년 저는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평화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8000만 우리 민족과 전 세계에 선언했다. 불교계는 남북 정상회담 앞두고 한반도 평화 안정을 기원하는 법회를 열어줬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기도를 해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불교는 1700년간 이 땅의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 됐다”며 “호국과 독립, 민주와 평화의 길을 가는 국민들 곁에 언제가 불교가 있었다. 남북 교류의 길을 열고, 한반도 평화의 길을 앞당기는 데 불교계가 항상 함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간담회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문덕스님, 대한불교진각종 통리원장 회성정사 등 불교계 지도자 13명이 참석했다. 불교계 초청 간담회는 지난해 7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청와대에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직원불자회장인 최재성 정무수석,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정부에선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했다.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불교지도자 초청 간담회. 뉴시스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불교지도자 초청 간담회. 뉴시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불교계의 자발적 방역 협조에 고마움을 표하고, 앞으로도 모범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가 실천해온 자비와 상생의 정신은 오랜 시간 국민의 심성으로 녹아있다. 코로나에 맞서면서 우리는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더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웃을 아끼고 보듬는 마음을 K-방역의 근간으로 삼았다”며 “중생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는 불교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교계는 코로나 초기부터 앞장서 방역을 실천해 줬다. 법회를 비롯한 모든 행사를 중단했고, 사찰의 산문을 닫는 어려운 결단을 내려줬다”며 ”연등회마저 40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했다. 오는 12월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앞두고 내린 용단이었기에 고마움과 함께 안타까움도 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코로나와 싸움은 끝을 알기 어려운 장기전이 되고 있다”며 “불교계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국민들께 변함없이 큰 용기와 힘이 돼 주길 믿는다”고 전했다.
원행 스님이 1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불교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원행 스님이 1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불교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참석자를 대표해 인사말을 한 원행스님은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은 지금 큰 시름에 처해 있다”며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고사를 교훈 삼아 국민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서 낮은 자세로 보살행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회가 중단되고 산문을 폐쇄하고 경제적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 불교계는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되지 않았다”며 “코로나가 종식되고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이 담보되는 그날까지, 방역 당국과 함께 우리 불교계는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원행스님은 조계종 종정인 진제 대선사가 ‘만고휘연’(萬古徽然)이라고 쓴 휘호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만고휘연은 ‘오랜 세월 동안 영원히 빛난다’는 뜻이다. 원행 스님은 “전대미문의 국가적 어두운 위기를 밝은 지혜로 물리쳐 국민과 함께 영원히 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4일에는 정부와 종교계의 코로나19 대응 협의체의 첫 회의가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다. 이 자리에는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 수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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