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나도 남편도 아들 휴가 민원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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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아들 특혜의혹]
‘추미애’로 시작해 ‘추미애’로 끝난 21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

답변 나서는 추미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아들 병가 연장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저는 민원을 넣은 바 없다. 제 남편에게도 민원을 넣은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답변 나서는 추미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아들 병가 연장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저는 민원을 넣은 바 없다. 제 남편에게도 민원을 넣은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1대 첫 정기국회의 첫 대정부질문이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 씨의 군 휴가 특혜 논란으로 점철됐다. 나흘간의 대정부질문 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4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주요 현안을 미룬 채 ‘추미애’로 시작해 ‘추미애’로 끝난 셈이다.

14일에 이어 17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추 장관은 자신과 남편 중 한 명이 국방부 민원실에 아들 휴가와 관련해 전화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저는 민원을 넣은 바 없다”며 “남편에게도 ‘민원 넣은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부인했다. 추 장관은 앞서 14일에는 같은 질문에 대해 “남편에게 제가 물어볼 형편이 못 된다”고 답변했다가 야당으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덕곤)가 확보한 2017년 6월 당시 국방부 민원대장에는 추 장관 부부의 명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최초 제보자라고 알려진 A 당직병사는 제 아들과 다른 중대 소속으로 이른바 ‘카더라’”라며 “군인들은 같은 중대 소속이 아니면 ‘이웃집 아저씨’라고 속칭한다는데 그 이웃집 아저씨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여전히 야당 쪽에선 공익 제보자라고 한다”고도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석 쪽에선 “지금 뭐 하는 거냐”는 항의가 쏟아졌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자신의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빗댄 논평을 냈다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추 장관은 “안중근 의사께서 ‘위국헌신군인본분(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글을 남기셨는데, (제 아들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군무(軍務)에 충실했다 함을, (안 의사) 말씀에 따랐다 함을 강조했던 것”이라며 “제 아이를 너무 과장하거나 명예훼손적 용어로 깎아내리거나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또 “다리 아픈 제 아들이 편하다고 알려져 있는 카투사에 자원해서 일반인처럼 (생활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침 일찍 무거운 장비를 완장하거나 구보를 수 킬로미터 뛰고 그런 힘든 훈련을 받은 줄 알게 됐다”며 “더 이상 아들의 사생활을 캐지 말아 달라”고 했다. “너무 과한 보호가 오히려 아들의 위치를 불편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 질의에 대해서는 “(아들이) 과보호도 바라지 않는데, 다른 병사가 누릴 수 있는 치료권 또는 휴가가 제 아이에게도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 씨가 병역 면제 대상이었는데도 입대했다”는 14일 추 장관의 발언이 서욱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서 씨가 면제 대상이 아니다”고 했던 것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진단서를 제출하거나 재검사 요청을 했더라면 신체 등급이 내려가서 현역병 복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추 장관 아들 논란에 대해 “민망하다”고 유감을 표했던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추 장관 건이 벌써 며칠째냐”며 “국민의힘이 시민단체가 아니고 제1야당이 아니냐. 오늘이 (대정부질의) 마지막 날인데 국민들이 절망할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녹음이 다 되고 있는데 민원실에 전화해서 부정청탁을 했겠냐”는 민주당 남인순 의원 질의에 대해 정 총리는 “청탁은 보통 민원실에 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또 “민원실에는 국민 누구나 전화할 수 있는 것이고 청탁이란 것은 은밀하게 하는 것”이라며 “추 장관으로선 매우 억울한 부분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 총리는 개천절 집회 강행 움직임과 관련해 “제가 화를 잘 안 내는 사람인데 8·15(집회)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 그리고 개천절에 또 하겠다는 얘기를 들으면 더 화가 난다”며 “공권력을 총동원해 8·15집회의 재판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박민우·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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