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전광훈에 “국민에 사과 않고 음모설 주장…적반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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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27일 13시 44분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뉴스1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과 만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에 대해 “적어도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지금까지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여전히 정부 방역 조치를 거부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본관 1층 충무실에서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극복에 있어서 대다수 교회가 정부의 방역지침에 협력하면서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해주고 계시다”라며 “쉽지 않은데도 적극적으로 협력을 이끌어주신 교회 지도자들께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여전히 일부 교회에서는 대면 예배를 고수하고 있다”라며 “특히 특정한 곳에서는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오히려 방해를 하면서 지금까지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그 교회 교인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확진자도 거의 300여 명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부의 우려에도 8·15 집회를 강행하고,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은 후에도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전광훈 목사를 겨냥해 발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그 때문에 세계 방역의 모범으로 보이고 있던 한국의 방역이 한순간에 위기를 맞고 있고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더니 국민들의 삶도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집회 참가자들이나 동선을 계속 숨기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피해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로 인해 온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바로 기독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히 일부의 상식이 한국교회 전체의 상식을 해치고 있다”라며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일부 교회와 교인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라며 “하느님을 믿는 신앙을 가진 분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하나님께 기대게 되고 하나님께 더 간절하게 기도하게 된다. 그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 믿고 자신과 가족을 지켜주고 구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종교나 신앙을 가리지 않는다. 밀접하게 접촉하면 감염되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감염되는 그 이치에 아무도 예외가 되지 못한다”라며 “예배나 기도가 마음의 평화를 줄 수는 있지만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잠시 숨을 고른 문 대통령은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예배를 정상적으로 드리지 못하는 고통이 매우 크겠지만, 그런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오히려 함께 힘을 모아서 빨리 방역을 하고 종식하는 것이 하루빨리 정상 예배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함께 힘을 모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교회 지도자분들은 교회에서만 지도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전체 어른들이니까 국민들의 마음을 환기시킬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있는 분들”이라며 “코로나로 겪고 있는 공동체 모두의 위기를 한마음이 돼 하루빨리 극복하는 데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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