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냉담, 北위협엔 단호한 美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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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갈등’ 한발 빼는 트럼프
美언론, 북미협상 ‘사실상 실패’ 평가 “대선 전 가을 도발 나설것” 전망도

육사 졸업식서 선물받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3일(현지 시간)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에서 열린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축사를 마친 뒤 생도에게 지급되는 예식용 칼을 선물로 받았다. 6월 14일이 생일인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14일) 미국은 육군 창설 245주년을 기념하고 내 생일도 축하할 것”이라고 농담했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 진압을 두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자신에게 반기를 들자 군과 자신의 공통점을 언급하며 군심(軍心)을 얻으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웨스트포인트=AP 뉴시스
육사 졸업식서 선물받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3일(현지 시간)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에서 열린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축사를 마친 뒤 생도에게 지급되는 예식용 칼을 선물로 받았다. 6월 14일이 생일인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14일) 미국은 육군 창설 245주년을 기념하고 내 생일도 축하할 것”이라고 농담했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 진압을 두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자신에게 반기를 들자 군과 자신의 공통점을 언급하며 군심(軍心)을 얻으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웨스트포인트=AP 뉴시스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2주년이 지났는데도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북한의 대남, 대미 위협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놓고 미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먼 나라의 오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미군의 임무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은 대선을 5개월 앞둔 시점에 해외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막상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 “우리는 끝없는 전쟁의 시대를 끝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주둔 미군을 줄이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북한의 대남, 대미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남북 갈등과 비핵화 문제에서 한 발 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그는 “만약 우리 국민이 위협당한다면 나는 결코 행동에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의 적들에게 알려라”고 강조했다. 남북 간 분쟁에는 관여하지 않겠지만 북한이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경우 미국의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의 반응도 맥락을 같이한다. 국무부는 이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및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담화에 대한 언론 질의에 “북한이 도발을 피하고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존 원칙론 외에 ‘도발 자제 촉구’를 추가한 것은 미국을 향해 군사도발을 하지 말라는 직접적인 견제와 경고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실패를 지적하면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올가을에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 MSNBC방송은 이날 “북한과의 협상이 무너지면서 아름다운 편지가 어두운 악몽으로 변했다”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대선) 캠페인 기간에 그를 벌하기 위해 가을쯤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준비도 거의 없이 리더 간 외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위험 속에서 진행됐던 이 시도(북핵 협상)가 어떻게 잘못됐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은 연구해볼 사례”라고 덧붙였다. 미 공영라디오 NPR도 “북한은 더 많은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북미협상#남북관계#도널드 트럼프#대북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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