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기본소득 도입 ‘공식화’ 수순…통합당 ‘설왕설래’

뉴시스 입력 2020-06-03 16:16수정 2020-06-0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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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표 '기본소득' 공식화…"빵도 못 먹는데 무슨 자유"
2012년 경제민주화 연장선?…"지금은 몇 단계 더 달라져"
통합당 "기본소득, 가야할 길…하루이틀 안에 제시 못해"
김현아 "코로나19로 생각보다 기본소득 검토가 빨라져"
이준석 "기본소득, 기초연금제도, 노령연금제도 연장선"
당내 반발 기류도…"유사민주당, 유사 정의당 만드는가"
‘진취적 정당’을 내세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기본소득 도입’을 사실상 공식화하는 수순을 밟으면서 ‘기본소득’과 관련해 당내에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강연자로 나서 “보수가 지향하는 자유는 어떻게든 사수해야 하는 가치”라면서도 “말로만 형식적 자유라는 것은 인간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법 앞에 만인 평등 이건 전혀 의미가 없다”며 “제가 지금 통합당에 들어와서 지향하는 바는 다른 게 아니다. 실질적 자유를 당이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실질적 자유’는 법과 제도가 구현하는 ‘형식적 자유’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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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기존 제도로는 자유를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본소득 등을 통한 보장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 2012년 내세운 ‘경제민주화’의 연장선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시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에 경제민주화를 접목하면서 강경파의 반발을 받았다.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이후에 몇 단계 더 달라진 게 있다”며 “지금은 재정을 투입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삶을 지탱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인식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길을 가다가 빵집을 지나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보고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 먹을 수 없다. 그럼 그 사람한테 무슨 자유가 있겠냐”며 실질적 자유를 재차 강조했다.

다만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구상은 있지만, 지원 범위와 재원 마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채우는 것은 여전히 고민이 필요한 문제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금 단계에서는 기본소득을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기본소득이 말로만 하면 되는 간단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 도입이) 최근 유행어처럼 떠돌아다니는 데 심도있게 검토할 단계지, 금방 ‘한다, 안 한다’ 그렇게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은혜 비대위 대변인은 “(코로나19 이후) 소득 하위 1분위, 하위 10%에 해당하는 분들이 훨씬 많은 고통 겪는다”며 “변하는 세상에 맞추고 많은 약자들이 더 힘든 세상을 경험할 것이기 때문에 손에 잡히는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핀란드가 기본소득제를 실행해봤지만 (전 세계적으로)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곳은 거의 없다”며 “누구에게 얼마만큼 쓸 것인가는 명확하게 규정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야할 길일 수 있지만 하루이틀 안에 제시는 못한다”면서 “비대위를 통해 점차적으로 공개될 수 있지만 지금 당장 정책으로 얘기할 틈은 없다. 신중하게 한 걸음 한 걸음을 떼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아 통합당 비대위원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내부에서도 논의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본소득이라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앞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김 위원은 ‘포퓰리즘’, ‘퍼주기’비판과 당내 설득 문제 등에 대해서도 “여당이 못 읽고 있는 시대 흐름에 대해서 통합당이 수정 보완할 수 있는 안을 내놔야 한다”며 통합당이 입장을 크게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석 전 통합당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에 대선 캠프나 총선 기획할 때도 그렇고 기초연금제도, 기초노령연금제도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기본소득제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그걸 가장 정력적으로 추진했던 분이 김 위원장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부분이 과거에도 시도됐고 이번에도 시도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전 최고위원은 청년 기본소득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점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2년에도 청년 대상의 공적 부조가 “반값 등록금론으로 치환됐다”며 “세분화된 정책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기본소득 구상은 비대위 산하 경제혁신위원회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외부 인사 영입 등 경제혁신위 인선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대위의 이런 기조를 두고 당내에서는 반감이 표출되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유사 민주당, 심지어 유사 정의당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가치 지향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병민 비대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서 기본 소득 도입과 관련해 “유사 민주당, 이런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10년 전에 설계했던 복지정책이 10년이 지난 2020년에는 또 다른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현실에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는 정책들이 있으면 재조정하고 미래사회에서 꼭 필요한 복지정책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통합당 한 의원은 “김 위원장에 대해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장 의원이 그렇게까지 트집을 잡을 일은 아니다”라며 “재원 마련을 위해 일자리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기업들에 부가 과세를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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