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파워그룹으로 떠오른 ‘靑출신 당선자 18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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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당청 파이프라인… 文心 메신저 가능성
정태호 정책가교… 한병도-윤영찬 구심점될 듯
‘대통령 입’ 고민정, ‘黨의 입’ 예상
“우르르 몰려다니는 건 좋지 않아… 과거 親文 ‘부엉이모임’ 같은건 안해”

180석의 ‘슈퍼 여당’으로 거듭난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주목받는 그룹으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당선자들이 꼽힌다. 열린민주당 소속인 최강욱 당선자를 제외해도, 민주당 내 청와대 출신 당선자는 18명에 달한다. 원내교섭단체(20석)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핵심은 ‘문재인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당선자다. 윤 당선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1월까지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 근무하며 남북 관계는 물론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빠지지 않고 관여했다.

여기에 친문(친문재인) 진영 핵심인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국회 밖에서 일하고,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야인(野人)으로 돌아가면서 윤 당선자의 무게감은 더 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친문 인사는 “김 지사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은 뒤 여당과 청와대를 잇는 확실한 파이프라인이 약해졌는데, 그 역할을 윤 당선자가 하게 될 것”이라며 “윤 당선자가 ‘문심(文心)’을 여의도에 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슈퍼 여당’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을 지낸 정태호 당선자가 핵심으로 꼽힌다. 정 당선자는 문 대통령의 대선 싱크탱크였던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주축으로 활동했다. 당시 정 당선자와 함께 호흡을 맞춘 인사가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다.

또 청와대 출신 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은 수석급 핵심 참모로 활동했던 한병도 전 정무수석이나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이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 거물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누른 고민정 당선자는 ‘대통령의 입’에 이어 ‘여당의 입’으로 활동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청와대 출신 당선자들은 수가 가장 많은 초선 그룹의 주축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 21대 국회 민주당 초선 의원은 68명으로, 이 중 15명(약 22%)이 청와대 출신이다. 이들이 청와대에서 일했던 분야는 정무, 인사, 소통, 민정, 정책 등 다양하다. 여권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의 출신이 법원, 검찰, 지방정부 등 다양하지만 아무래도 국정의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의원들이 각 상임위원회의 주축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개원 전부터 쏠리는 시선에 대해 청와대 출신 당선자들은 일단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한 당선자는 “청와대 출신이라고 우르르 몰려다니고 하는 건 문 대통령도 결코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별도 모임 같은 건 더더욱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친문 의원들의 사조직이었던 ‘부엉이 모임’과 같은 구설을 겪지 않겠다는 의미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21대 총선#청와대 출신 당선자#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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