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단물’, ‘소젖사탕’…북한의 단맛, 우리 입맛에도 맞을까?[송홍근 기자의 언박싱평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6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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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초코파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단맛의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국 업체가 근로자에게 간식으로 나눠준 초코파이 단맛이 평양 부유층마저 몸 달게 한 것이지요. 한국산 ‘커피믹스’의 달콤 쌉싸래한 맛도 평양 사람들을 설레게 했고요.

북한이 직접 만든 음식 중에도 한 번 맛보면 끊을 수 없는 달달한 군것질거리가 있습니다. 언박싱평양 15화는 ‘북한의 단맛’을 주제로 다루어 보았습니다. 북한산 탄산음료와 사탕을 인턴들과 함께 언박싱해 직접 맛보면서 대화를 나눕니다.

●탄산단물=건강음료?

북한에서는 탄산음료를 ‘탄산단물’이라고 해요. ‘사과향탄산단물’ ‘들쭉맛탄산단물’ ‘배향탄산단물’ ‘파이내플향탄산단물’ ‘오미자탄산단물’ 등이 생산됩니다. 큰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과 고려항공식료공장이 탄산달물 생산 쌍두마차입니다. 탄산이 들어가지 않은 음료는 그냥 ‘단물’입니다. 배맛단물, 귤맛단물, 오미자맛단물을 비롯해 다양한 단물이 생산됩니다.

큰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은 원래 국가대표 선수용 식품을 연구하던 곳입니다. 북한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쁘던 과거에는 설탕이 가득 들어간 탄산단물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건강음료’라면서 제공했습니다. 지금도 탄산단물을 건강음료로 선전합니다.

북한이 세계 시장에서 팔리는 것과 비슷한 형태의 탄산음료를 생산한 건 2014년부터입니다. 김정은은 2014년 1월 큰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을 찾아 “우리나라 식료공장의 본보기, 표준이 될 수 있게 전변시키자”고 격려했습니다. 그 뒤로 매년 70개 넘는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젖소 생산물로 만든 말랑말랑 ‘소젖사탕’

달달한 음식이 부족하다보니 북한에서 사탕은 초인기 상품입니다. 중앙과 지방의 기업들이 수백 종의 사탕을 경쟁적으로 생산합니다. 박하향, 복숭아향, 딸기향, 낙화생(땅콩), 간유, 소젖(우유) 사탕 등 골라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송도원식료가공공장에서 생산한 ‘소젖사탕’이 특히 히트상품인데요. 소젖사탕은 이렇게 광고합니다. “세포등판(강원 세포군 구릉지역)에서 생산되는 젖소의 생산물을 가공해 만든 말랑말랑한 소젖사탕!” 세포등판은 한국의 대관령목장과 비슷한 축산단지입니다.

북한에서 사탕은 명절에 국가가 나눠주는 선물이었습니다. 국가 공급 사탕은 먹기 어려울 만큼 딱딱했다고 해요. ‘송팔사탕’이라는 비아냥거리는 표현이 있었는데 평양 송신동에서 팔골까지 1시간 넘게 걸어가도 입 안에 넣은 사탕이 녹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2년 북한은 공장 경영에 자본주의 요소를 가미한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를 도입했습니다. 그 뒤로 식품공업을 비롯한 경공업 제품의 질과 생산량이 개선됐는데요.

그렇다면 북한이 만든 탄산음료와 사탕은 도대체 어떤 맛일까요. 한국 청년들의 입맛에도 맞을까요. 언박싱평양 15화 ‘북한의 단맛’에서 확인해보세요. 유튜브에서 언박싱평양을 검색하면 1화(평양주)~14화(목욕용품)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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