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목선 ‘은폐·축소 의혹’ 규명 미흡…‘셀프 조사’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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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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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 소형목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 소형목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지난달 15일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삼척항까지 들어온 ‘해상 노크 귀순’ 사건을 조사한 결과 의도적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한 것은 아니라고 3일 발표했다. 하지만 의혹을 전부 해소하기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논란이 된 북한 목선 발견 지점을 ‘삼척항 인근’으로 표현한 경위에 대해 “군사보안적인 측면만 고려해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아 이런 논란이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처음 북한 어선의 발견 지점을 ‘삼척항 인근’이라고 했다가 이후 ‘삼척항 방파제’로 정정한 바 있다. 이에 군 당국이 경계실패에 대한 책임을 희석하고자, ‘삼척항 방파제’라는 표현 대신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북한 목선이 삼척항 인근 바다에서 표류하다 발견된 것처럼 꾸민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처음 보고된 삼척항 방파제를 ‘삼척항 인근’ 으로 고친 책임이 누구에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유관기관 사이에 협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라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그러면서 ‘삼척항 인근’ 표현에 청와대는 관여하지 않았다고만 강조했다.

국방부가 지난달 17일 브리핑에서 ‘경계 작전에 문제없다’고 밝혔던 경위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저희가 실제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 축소·은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북한 어선을 잡아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이같이 언론 대응 지침을 내린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안보실이 개입했는가 등 의혹에 대해서도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국방부 브리핑에 청와대 행정관이 참석한 것에 대해서도 “일상적인 업무협조였다”며 개입 의혹을 일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 조사는 저희 국방부 합동조사단에서 할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한 답변을 드리기가 좀 제한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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